성공적인 온보딩, 제품 성장의 지름길
평균적으로 앱 설치 후 3일 이내에 DAU의 77%를 잃는다고 한다.¹ 내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괜찮은 앱을 추천받으면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 놓고 막상 열어보지도 않고 지워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새같이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인 상황에서는 Face ID 인증 허들에 막혀 아예 다운로드부터 막혀버린다. 운 좋게 다운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앱을 열고 온보딩 과정을 거쳐 사용자가 홈 화면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길은 이처럼 멀고도 험하다.
¹앤드류 첸이 아티클에서 언급한 Quettra의 데이터
사용자들은 많은 앱을 사용해 보지만 처음 3-7일 이내에 어떤 앱을 '사용을 중단'할지 결정합니다. '괜찮은' 앱의 경우, 처음 7일 동안 앱을 찾았던 사용자의 대부분이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유지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성공의 중요한 열쇠는 첫 3-7일 동안 사용자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Ankit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신규 사용자의 리텐션은 제품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 제품을 처음 만나는 사용자의 경험이 제품 전체 경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하는 것도 과장이 아닌 것이 첫인상으로 사용자는 앞으로 이 제품을 계속해서 쓸지 말지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제품의 온보딩을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에 성공적으로 온보딩 하는 신규 사용자의 수가 증가하면 초기 리텐션이 하락하는 폭을 줄일 수 있고, 제품의 전체적인 리텐션 그래프를 위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처음에 제품과 좋은 관계를 맺은 사용자 수를 늘리면 제품을 이용하는 전체 사용자 수를 늘릴 수 있다.
신규 유저의 이탈률을 줄이기 위한 기본 원칙은 온보딩 퍼널상 가장 이탈률이 높은 지점부터 살펴보는 것이다. 온보딩 완료율을 높이기 위해 온보딩 퍼널에서 가장 많은 유저가 빠져나간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탈 유저들이 보이는 행동 패턴을 분석해야 한다. 특히 초기 제품의 경우, 유입하는 사용자의 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신규 사용자를 성공적으로 온보딩 하여 사용자로 전환하는 데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이전에 새로운 제품을 출시, 운영하는 과정에서 온보딩에 관한 다양한 실험들을 했었다. 앱의 첫 화면인 Value Proposition 화면을 개선해보기도 하고, 회원 가입 과정의 허들을 줄이기 위해 비회원으로 메인 화면으로 도달하게 한 다음에 사용자가 액션을 취할 때 회원으로 전환시켜보기도 했다. 마음먹은 대로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지표가 어디 있겠냐마는 온보딩 퍼널을 개선하는 데에 큰 애를 먹었다. 당시 제품의 앱 온보딩은 Value Proposition 화면 → 회원가입 → Tutorial → 피드 순이었는데 특히 앱 설치 직후, 초기에 이탈하는 사용자의 수가 꽤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통계²에 따르면, 한국 시장의 앱 제거율은 약 30%이다. 그리고 앱을 다운로드한 첫날의 제거율이 가장 높다. 이를 미루어볼 때 사용자가 10개를 다운받으면 3개는 삭제하고, 대부분은 다운받고 얼마 안 돼서 바로 앱을 삭제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앱을 켜보지도 않고 삭제하는 케이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개선하기 어려운 지표이기도 하다. 제품을 사용하는 기회조차 주지 않은 사용자에게 가치를 느끼게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²Appsflyer에서 30일 이내에 앱을 제거한 사용자 수를 계산하여 30일 동안 전체 앱 중에서 삭제되는 앱의 비율을 계산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넓은 과정에서 온보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온보딩을 단순히 앱 실행 시 사용자가 만나는 첫 화면인 스플래시 화면이나 가치를 제안하는 화면만으로 한정 지어 생각한다면 개선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의 폭이 너무 줄어든다. 구글에서는 온보딩에 대해 앱 스토어에서 시작하여 사용자가 앱의 주요 액션을 시작하는 것으로 끝나는 긴 여정이라고 정의한다.
온보딩은 제품을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웹 서핑 중에 만난 사용자에게는 랜딩 페이지의 경험이 제품을 인지하는 첫 순간이고, 또 다른 사용자는 앱스토어의 투데이 탭에서 인기 앱으로 처음 제품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제품을 처음 알게 되고, 사용해보면서 가치를 발견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온보딩에 포함된다. 그러니 디자이너는 거시적인 관점으로 온보딩을 바라보고 경험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온보딩이 제품을 인지하고 가치를 발견,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뜻하는 것이라면 온보딩의 역할은 분명하다. 제품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소개하고 계속해서 사용해야 할 명확한 이유를 심어주는 것.
신규 사용자가 제품에서 처음으로 가치를 느낀 순간을 아하 모먼트(Aha moment)라고 하는데 온보딩에서 아하 모먼트를 더 빨리 느낄수록 제품의 찐 유저가 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온보딩을 통해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사용자는 가치가 필요한 순간에 제품을 다시 찾는다. 가치를 느끼는 경험이 반복되면 습관이 형성되고, 사용자는 제품과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된다. 제품에 retain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온보딩에서는 신규 사용자들에게 제품의 가치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아하 모먼트를 통해 신규 사용자의 두 번째 방문을 이끌어 내는데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온보딩에서 제품의 가치를 느껴 사용자가 제품을 다시 찾아오게 만들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가치를 발견하는 다음 경험을 이어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기 때문이다.
참고:
Why You Need to Care About User Retention
New data shows losing 80% of mobile users is normal, and why the best apps do better
New data shows uninstalls remain a significant pain for ap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