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기만 한 곳 말고, 계속 가고 싶은 공간 만들기
예쁜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오래 머물지 않을까요?
공간을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지 않는 공간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빠진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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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은 상담소를 통해
문의해주신 분들 이야기를 들으며,
종종 마주하게 되는 말이 있어요.
“공간을 사용하는 분들이
이 시간만큼은 우리가 준비한 좋은 질의 경험을
가득 누리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면,
“그래서 이런 무드였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로 마무리되곤 하죠.
이제는
예쁘기만 한 공간에 사람들이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걸
모두가 아는 시대가 되었어요.
그렇다면
이런 공간의 분위기나 태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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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사례는
몇 년 전 실내 테니스장을 함께 만든 프로젝트였어요.
그땐 테니스 열풍이 워낙 강해서
지하라도 예쁘게만 꾸며두면 사람들이 몰려들었죠.
그 시기에
저의 오랜 코치님도 실내 테니스장을 준비하시면서
저와 함께 공간을 설계하게 되었어요.
초반부터 브랜딩과 커뮤니티 설계까지 깊게 들어가며
공간의 방향을 함께 고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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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님의 철학을 담은 두 가지 키워드가
공간의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죠.
게임을 즐겁고 똑똑하게 배울 수 있는 티칭 방식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고퀄리티 키즈 프로그램
이 두 가지 강점을
어떻게 공간 안에서 잘 보이게 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공간을 나누고, 시각 요소를 설계했어요.
그 결과,
이곳은 오픈 직후부터 외부 커뮤니티와 협업이 이어졌고,
실내 테니스장이 아니라
테니스 플레이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자라나는
작은 운동의 거점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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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례는
얼마 전 작은 상담소에서 상담한 분의 이야기예요.
이분은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을 준비하고 있었고,
공간은 이미 마련된 상태였어요.
공간 자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기능화되며
사람과 프로그램이 순환되는 기지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었죠
운영자분은
자기 자신이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브랜드였기 때문에,
그걸 조금 더 뾰족하게 정리해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하는 게 핵심이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그림이 떠오를 만큼,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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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례는 서로 다른 공간이지만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같이 자라날 수 있는가’를 중심에 두고
공간을 설계해야 했다는 점이에요.
테니스라는 스포츠이든
대화와 나눔이라는 무형의 교류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분위기와 흐름이 있어야 했죠.
그게 바로
공간의 태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태도가 있어야만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어지고,
함께 있는 시간이 쌓이면서
커뮤니티도 자라나게 되죠.
하나 더,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화이트톤으로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라는 말만으로는
공간의 성격이 정해지지 않아요.
내가 이 공간 안에서
정말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태도 하나를
천천히,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게 바로
공간을 만들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공간을 만드는 사람의 태도가
공간의 태도가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