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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챙겨 몸도 챙겨 (2) Nextand 랩탑 스탠드

부리부리박사의 잡동사니 : 연구자에게 추천하는 물건

by 힐데와소피


대략 5-6년 전 박사과정 시절, 태릉선수촌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운동에 미쳐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체형과 자세, 그에 따른 몸의 변형과 통증에 대해 적지 않은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이 온몸을 웅크리고 전진하고 있다가도 급 허리를 펴고 턱을 밀어 넣으며 바르게 앉으려고 자세를 가다듬는 일이 잦았지요. 그러나 사람이라는 존재는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편한 자세(a.k.a. 몸이 망가지는 자세)로 돌아가게 마련이라 허리를 펴고 시선을 정면으로 둘 수밖에 없도록 작업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작업 전에 모니터 위치를 눈높이에 맞춰서 조정하고, 투 모니터를 쓰기 위해 랩탑의 위치 조정을 루틴처럼 하고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요, 부엉이 여러분?




그렇다, 북스탠드처럼 랩탑스탠드도 필수였던 것이다!


언젠가부터 연구자들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랩탑 컴퓨터. 전문적인 테크 리뷰어도 아니고 이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예쁘고 새로우며 비싼 전자제품에 대한 동경이 가득한 부리부리박사는 오라비가 사용하던 삼성 노트북을 물려받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쭈우욱 랩탑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작업환경을 구성할 수 있는 랩탑은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현대인의 주요 무기가 되었어요. 그런 랩탑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무엇입니까, 여러분? 이미 구구절절 설명했듯이 온 몸을 공벌레처럼 말게 만드는 것에 있죠(이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이제 그만하도록 한다).


그래서 또 랩탑스탠드 유목생활이 시작됩니다. 나무로 된 모니터 스탠드 위에 올려 두기도 하고 맥북 유저들이 맥북과의 디자인 일체감으로 애용하는 엘라고의 L2 스탠드도 사용해 보았죠. 그러나 이 친구들은 휴대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논문을 쓰면서 자료를 보기 위해 도서관에도 급히 이동해야 하고 그 곳에서 장시간 글을 써야 할 때도 있는데 덩치 크고 무거운 랩탑스탠드에는 손이 가지 않는 것이죠.




카피품이지만 기능은 나무랄 데 없다.


그러던 중 발견했던 것이 루스트(roost) 스탠드였습니다. 몇 년 전 킥스타터(kickstater)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인기였던 모양이었습니다. 촥 접으면 백팩에 넣기도 좋고 높이 조절도 가능한 가벼운 휴대용 스탠드였죠. 그러나 루스트를 구매하기에는 큰 장벽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가격!!! 미국 제품인 루스트 스탠드는 공식 홈페이지 정가가 $89.95입니다.


출처: roost 홈페이지



그러나 이런 제품들은 곧 카피제품이 나오기 마련이더라고요. 수요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겠죠. 그렇게 나온 것이 바로 넥스탠드(Nextand)의 K2 스탠드였습니다. 생김새는 루스트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습니다. 중국에서 생산하며 현재 국내 오픈마켓에서 배송비를 포함하면 1만원 중반대로 팔리고 있습니다.


출처: 넥스탠드 판매 페이지



저는 랩탑스탠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높이의 지원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려한 디자인, 재질 등은 사실 이 제품의 구매 결정에 높은 지분을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컴퓨터를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구조와 견고함은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겠지요. 기존의 루스트 스탠드가 3단으로 높이 조절이 되는 반면, 넥스탠드의 경우 8단으로 디테일한 높이 조절이 가능한데 가격은 1만원 대였어요. 무려 1/7에 해당하는 저렴이라니 흐뭇하도다! 그러니 어찌 넥스탠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덤으로 랩탑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손꼽히는 발열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본체 하단을 막고 있는 부분이 없이 공기가 통하기 때문에 발열로 인해 랩탑의 팬이 무리하게 돌아가는 일도 예방할 수 있죠. 특히 맥북의 발열은...(말잇못). 그래서 부리부리박사가 박사 논문을 쓸 당시에 구매하여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랩탑스탠드가 바로 이 녀석입니다. 함께 논문을 쓰던 동료들에게도 추천을 했던 제품인데 구매한 이들은 대부분 높은 만족도를 보여 주었습니다(누가 커미션 한 푼 떼어 주지도 않는데 참 열심히 홍보했던 부리부리박사...).


넥스탠드는 랩탑을 사용하는 부엉이 여러분들 중 아직 스탠드를 사용하지 않는 분이라면 한번 경험해 봐도 좋을 제품이라 생각해요. 저렴한 가격과 높은 휴대성에 '이것이 가성비로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치실지도! 별도의 키보드와 마우스를 구비해야 하지만 랩탑만 사용할 때와는 달리 몸이 훨씬 편안함을 느끼실 거예요.


그럼 다음 내돈내산 잡동사니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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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부리부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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