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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Feb 22. 2019

블록체인 산업

현재와 미래

현재와 한계

블록체인을 기존의 산업에서 사용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실험들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실질적인 산업군은 아직까지 '암호화폐 거래소'로 국한되어 있다. 실질적이라 함은 '지속성 있는 대규모의 영업이익 발생',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 'GDP 증가에 의미 있는 기여' 등을 뜻한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핵심 기능은 '내부의 트레이딩 및 외부와의 트랜잭션'에 따른 사용자 잔고의 Data Integrity(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거래소들은 외부와의 트랜잭션(암호화폐 입출금)에 대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레이딩은 블록체인과는 관련이 없다.


거래소 이외의 산업에서 활용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블록체인 자체의 기술적 한계가 중요한 이유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하여 nChain(영국 소재 블록체인 연구·개발 기술회사)은 아래 5가지를 블록체인이 사업으로 사용되기 위한 요소[1]로 언급한다. 이 요소들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평가에 실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안정성 Stablilty: 프로토콜 변경을 최소화함으로써 기술적·경제적 불확실성을 제거

확장성 Scalability: 대용량, 대규모의 데이터 처리

보안성 Security: 금융 시스템 수준의 보안이 적용된 Perminsionless Network[2]

규제친화적 환경 Regulation-friendly environment: 블록체인 사용에 대한 법적 안전성 확보

안전하고 즉각적인 데이터 처리 Safe instant data transaction: 사용성을 위한 필수적 사항


이것들이 해결되지 못한 블록체인 기술은 실사용의 단계로 넘어가지 못할 것이다. 제한된 환경 안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해 볼 수는 있겠지만, 범용적이고 실질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이 한계를 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용성이 제한된 환경에서 특정 사용자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


확장과 미래

nChain은 블록체인 기술에 있어서 뛰어난 회사 중 하나이다. nChanin은 블록체인에 대한 각종 특허를 출원·보유 중이며, 이를 활용하여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필요한 것들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 중이다. 블록체인 업계의 유명인사이자 nChain의 수석 과학자(Chief Scientist)인 크레이그 라이트(Craig S Wright)자신의 Medium에서 비트코인(블록체인[3]) 산업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최근 "Bitcoin is a commodity"라고 하며, 그동안 "암호화폐"로써만 이해되던 비트코인의 개념을 훨씬 더 넓은 범위[4]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유명한 개발자인 unwriter 또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개발 툴들을 만들어 빠른 속도로 공개하고 있다.

unwriter가 최근 공개한 Planaria Node 개념도

하지만 블록체인이 스스로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타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대규모로 적용하거나, 누구나 인정하는 성공한 여러 블록체인 회사들이 등장하기 위해선 다른 요소들도 필요하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 본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가 우선 필요하다. 블록체인 개념은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비유를 하자면, 이공대생들이 고등학생 때 익혔던 미분(도함수)의 정의를 대학에 와서 새롭게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블록체인 산업 안의 이들에게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물어봐도 대답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더욱이 지난 수년간 ICO 열풍이 불면서,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혼란은 가중되었다. 당연히 현재의 사회적인 인식은 매우 혼탁한 상황이다. 다행인 건 기술적 한계가 극복돼가고 결과물들이 보이면서, 조금 더 많은 이들이 본질에 대한 이해를 높여나가고 있다.


다음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을 위해 우호적인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 블록체인을 이용한 실질적인 서비스 개발을 할 수 있는 도구들이 아직은 매우 제한적이다. 향후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실질적인 서비스들이 가시화된다면, 이를 위한 편리한 개발환경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건 블록체인 서비스는 출발부터 글로벌 시장 및 대규모 트래픽 처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효용이 크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Fiat의 결제 시스템이 훨씬 편한 사용 및 개발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예측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백서를 공개하였다. 2009년 1월 비트코인의 첫 번째 블록이 생성되었고, 이후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해왔다. 그러나 비트코인 블록 안의 데이터들은 단 1bit도 바뀌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비트코인 블록 안에는 많은 것들이 담기고 있다. 앞서 언급한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가 해결되어 나가면서, 블록 안에는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들이 기록되기 시작했다. 텍스트는 물론, 멀티미디어 데이터, JavaScipt, 심지어는 '슈퍼마리오'게임 데이터[5]를 블록 안에 영원히 존재토록 하는 실험은 이미 시작됐다.


확장성 문제가 해결되어가며,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의 미래를 서서히 예측해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은 시간 흐름에 따라 한 방향으로 블록이 연결되어 나간다. 과거의 블록과 데이터는 결코 바뀌지 않고, 미래의 블록은 지금처럼 계속 이어지는 확실한 규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측이 필요한 것은 어떤 데이터로 블록이 채워질지에 대해서 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 채굴될 블록 안에 담길 데이터가 "블록체인의 미래"이다. 단지, 각자의 경험과 상상력에 따라 '무엇'이 담길지에 대한 생각은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그 '무엇'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인터넷을 처음 접한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1993년이었고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두 명의 단짝과 함께 '이도'라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지금 그는 컴퓨터 과학자이다). 우리는 탁구를 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엄청난 컴퓨터광이던 이도는 탁구대를 펼치기 전에 먼저 깜짝 놀랄 만한 최신 발명품을 보여주겠다고 우겼다. 그는 자신의 컴퓨터에 전화선을 연결하고 몇 개의 키를 눌렀다. 1분간 우리가 들을 수 있었던 것은 고작 끽끽, 빽빽, 윙윙 하는 소리였고, 그런 다음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실패였다. 우리는 투덜거리며 불평했지만 이도는 다시 시도했다. 그래도 실패하자 계속 다시 시도했다. 마침내 그가 기쁨의 환성을 지르며, 자신의 컴퓨터를 근처 대학의 중앙 컴퓨터와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중앙 컴퓨터에 뭐가 있는데?" 우리는 물었다. "그게, 아직은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온갖 것을 입력할 수 있어." 그가 대답했다. "예를 들면 어떤 거?" 우리는 물었다. "나도 몰라. 그냥 온갖 것들." 당시 그의 말은 그다지 유망하게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탁구를 치러 갔고, 그 후 몇 주 동안 심심할 때마다 이도의 터무니없는 생각을 놀렸다. 불과 25년도 안 된 일이다(이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25년 뒤에 무슨 일이 닥칠지 누가 알겠는가.

-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김명주 옮김, 김영사, 2017년, 79쪽


2019/02/28

BitcoinSV의 블록사이즈가 급격히 커지는 중이다. (Y축은 로그스케일이다.)

출처 : https://coin.dance/blocks/size

2018년의 블록사이즈 증가는 대규모 TX를 짧은 시간동안 발생시켜 Big Block을 생성시키기 위한 스트레스테스트의 결과였다면, 2019년 이후의 사이즈 변화는 다양한 데이터들이 블록안에 저장되며 발생한 결과이다. https://add.bico.media/ 와 같은 서비스의 등장이 블록안에 다양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실험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참고로 일간 TX의 총갯수와(BTC의 경우, 블록사이즈는 1M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TX갯수가 더 의미있다.)와 Bitcoin 가격의 상관관계는 꽤 높은 편이다. 즉, 투자의 측면에서 의미있는 지표이다.


[1] 참고 : Bitcoin SV Means Business

[2] Perminsionless Network: '사용에 대한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는 개방형 네트워크'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적 의미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비트코인은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며 신뢰하는 제3자의 개입 없이도 개방형 네트워크의 보안 문제를 해결한 것이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이다.

[3]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의 비트코인 백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에는 "blockchain"이라는 단어는 없다. 'chain of blocks'라는 표현이 1번 있을 뿐이다.

[4] 이와 관련한 좋은 글로 비트코인은 상품화폐다’를 추천한다.

[5] 해당 트랜잭션의 정보는 여기서 볼 수 있다. 약94KB 사이즈의 TX이다. 실제 게임은 여기서 즐길 수 있다. 비슷한 다양한 실험들은 여기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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