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과 마음챙김 명상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누구에게나 버겁다.
영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거치며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를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와 인내를 요구한다.
나 역시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지만
처음 해보는 부모 역할은 늘 낯설었고, 갈수록 지치기만 했다.
베스트셀러 육아서와 전문가의 유튜브 영상을 섭렵해 보아도
내 아이에게 꼭 맞는 답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시도 때도 없이 치밀어 오르는 ‘화’라는 감정에서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곤히 잠든 아이의 얼굴을 매만지며
밤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후회와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기필코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그 결심은 다음 날이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곤 했다.
어릴 적 동화 속 이야기들은
대개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이 났다.
드라마와 영화 속 아이들 역시
언제나 맑고 순수하며 이해심 많은 존재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현실의 육아는 전혀 달랐다.
빨강 머리 앤을 사랑하던 여린 소녀는
어느새 남매둥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 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은
막막함을 넘어 두려움에 가까웠다.
일터에서는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늘 나쁜 엄마였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얼굴을 쓰고 살아야 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과의 관계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급격히 무너졌다.
집 안은 늘 팽팽한 긴장으로 가득했고
나는 점점 숨 쉴 곳을 잃어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스님이 된 동생의 권유로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했다.
매일 호흡 명상을 하고
그날의 감정과 사건들을 글로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글을 쓰며 처음으로
내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
분노와 미움은 서서히
연민과 이해로 변해갔다.
이 연재는
완벽한 엄마가 된 이야기나
기적처럼 모든 문제가 해결된 기록이 아니다.
양육과 돌봄의 한가운데에서
무너지고, 다시 숨을 고르며,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나와 같은 자리에서
지금도 힘겨운 하루를 버티고 있을 누군가와
이 글을 통해 조심스럽게 마음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