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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욱 Jun 15. 2023

1. 왜 화성학을 시작했는가?

작지만 단단한 시작

저는 고교시절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비록 고3 때 손목 수술을 하며 입시는 포기했지만 대학에 온 지금도 계속해서 피아노를 치고 있어요. 계속해서 음악을 하면서, 프로와 아마추어들과 이야기하면서 다른 음악인들이 제게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넌 어떻게 그렇게 화성학을 많이 알아?"


 피아노는 8살부터 했고, 본격적으로 열심히 흥비가 붙은 것은 중학교 1학년때였어요.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는 선배가 너무 멋져 보였고, 그분을 따라 반주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잡고 연습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막상 코드표를 펴고 악보를 보니 제가 알던 음악과는 아예 다른 세계, 코드 반주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어요. 악보대로 치고 음표 하나 쉼표 하나를 따라가며 그저 악보 읽기에 급급했던 제 앞에 텅 빈 악보에 그려진 C코드는 너무나도 생경했죠. 어린 제가 찾은 답은 하나였습니다.


"공부를 해야겠다!"


 어린 시절부터 워낙 책 읽기를 좋아했고 주변 어른들에게 똑똑하다는 칭찬을 많이 받는 저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닥치는 대로 화성학 책을 사서 문제를 풀고, 용돈을 모아 피아노 세미나를 다니고, 악보를 그리고, 주변 전공자들을 귀찮게 하며 정말 열심히 화성학 공부를 했습니다. 화성학 공부에 재미가 붙은 것은 두 가지 이유였어요. 사실 전 독서와 글쓰기를 정말 오래 해왔고, 다른 공부는 성적은 잘 나오지만 그리 흥미를 붙이지 못했어요. 쉽게 싫증을 내고 하나의 분야를 진득하게 공부하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일 거예요. 그런데 화성학은 내가 지금 베운 보이싱을 다음 주 합주에 적용하고, 화성 간 진행을 이해하면 같은 곡 같은 코드를 연주하더라도 그 흐름과 의미를 다시 깨우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베움의 재미를 느껴갔습니다. 다른 이유는 주변의 칭찬이었어요. 학교 오케스트라-학교 밴드-교회 찬양팀-교회 성가대로 남들의 4배의 연습량이 실력 향상의 주된 요인이었겠지만 화성학을 베우며 그 속도와 방향이 변화하였다는 것을 채감 할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화성학 덕후가 된 한 소년은 지금 스스로 곡을 써서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화성학에 대한 깊은 이야기는 다음 글부터 해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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