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해요!

by 안녕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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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행동이 최선이었다는 후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과연 이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될까란 생각 때문에 온통 이런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갈팡질팡한 마음들, 쉽게 결정내릴 수 없는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 이 모든 것이 어느새 나에게 깊이 들어와 과정을 즐기기보다 결과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


잘못 보낸 이메일로 시작된 그들의 인연은 결코 가볍게 치부할 수 없었다. 그들이 함께 나눈 이메일 속에는 수많은 추억과 그들의 마음이 흩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나눈 이메일과 그들이 연락한 시간들로 인해 어떠한 상황이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전에 서로의 존재가 고민거리를 던져준 것은 사실이지만 서로가 있기에 왼쪽으로 가야 할 발길을 돌려 오른쪽으로 가지 않았다는 말이다.


오히려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려는 티가 역력했다. 그들이 함께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데 조언자의 역할이 되고 있었다. 시시콜콜하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서로의 존재가 없었다면 평이하게 흘러갔을 인생에 긴장감이 흐른 것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럼에도 과연 그들은 함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은 떠나지 않았다.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갈팡질팡 알 수 없는 그들의 결론이 지치게 만들기도 했다. 당장이라도 '우리 함께 해요!'라고 말한 뒤 함께 살면 될 것 같으면서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높은 벽이 있었다. 그 벽을 넘지 못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그 벽을 부수느냐 유지하느냐는 그들에게 달려있었다. 많은 유혹 속에서 그렇게 견디고 때론 히스테리를 부리면서도 이해하고 유지하는 그들의 능력이 대단했다. 나라면 둘 중 하나를 결정하고 딱 정리해버리던가, 두 마음을 가진 채 우유부단하게 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지막 행보에 관심이 쏠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이야기 역시 과정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결정을 받아들이게 만들었고 앞서 말했듯이 서로의 존재로 인해 가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가는 일도 없었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철저히 이메일 안에서만 모든 이야기가 드러났기에 그 이외의 그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므로 이메일 밖에서의 나름의 생각과 결정과 삶의 이어짐을 두고 어떤 결정에 앞서 신중하지 못했다고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해피엔드다. 그 해피엔드를 보자고 여기까지 달려 온 것도 있지만 오래전 비슷한 경험을 가진 나의 추억도 들춰보게 되었고, 내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은밀한 부분들을 대신 쏟아낸 기분이 든다. 기나긴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했다는 홀가분함과 함께 어디선가 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있을 그들을 생각하니 괜히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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