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운행이 되지 않는 병설 유치원에 다니는 딸래미를 매일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온다.
자연스레 대화를 많이 하게 되는데 며칠 전에 딸래미가 불쑥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 일곱 밤만 자면 여섯 살이다."
"어떻게 알았어? 일곱 밤만 자면 여섯 살인지?"
"그런 건 당연히 알지."
"헉!"
나는 알려주지 않았는데 누군가 딸래미한테 알려줬나 보다.
"하은이는 여섯 살 되는 게 좋아?"
"응"
"왜?"
"나는 여섯 살이 한 번도 안 되어 봤잖아."
딸래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느 순간부터 한 살 먹는 것에 대한 느낌은 온통 부정적인 것들이었다. 갈수록 나이만 먹어가는 것 같아서 싫었고, 그만큼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그러다 딸래미의 대답을 듣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놨는지 반성이 되었다.
아이는 한 살 먹는 것에 설렘이 가득했다. 여섯 살이 되면 생일 선물로 약속한 핑크색 퀵보드도 가질 수 있고, 유치원에서도 막내가 아니다. 커 갈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설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어떠한가.
내년이면 벌써 서른 여덟이라는, 이제 곧 마흔이라는 생각에 현실을 부정하기 바빴다. 그러다 딸래미의 대답처럼, 나도 서른 여덟 살이 한 번도 되어 본적이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바뀐 게 없는, 생각의 전환일 뿐인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자 내년이, 서른 여덟을 맞이해야 하는 새로운 날들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내가 나이 먹을 수록 아이는 커가고, 그런 아이를 보며 나는 또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