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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군 Sep 24. 2018

뉴질랜드 이민 후 S/W 개발자 이직 경험기 #2

Web Front-end developer 로서 2번째 이직

Update

1편을 쓰고 난 후 몇 가지 일이 있었다. 원래 최종적으로 나는 SM사와 MC사 두 곳에서 오퍼를 받았었다. MC사는 최종적으로 오퍼를 줬었고 내가 더욱 가고 싶었던 SM사는 채용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인 *Reference check를 앞두고 조금 기다려 달라고 했다. 솔직히 채용의 마지막 단계인 레퍼런스 체크까지 왔으니 당연히 SM사로 갈 줄 알았다. 하지만.. SM사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채용을 다시 리셋하고 첨부터 사람을 다시 뽑는다고 연락이 왔다. 조금 충격이 왔지만 어쩔 수 없이 MC사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이미 다른 곳에 있었으니 MC사에 처음부터 만족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기업문화와 인적 구성이 너무 나와 맞지 않았다) 결국 몇 주만 다닌 후 그만둔다고 노티스를 주고 절치부심하여 새롭게 도전한 끝에 기술, 사람, 연봉 3박자를 모두 만족하는 MW사로부터 최종 오퍼를 받고 사인하였다. 결국 여기를 오기 위해서 이렇게 또 고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Reference check: 보통 채용의 마지막 단계로써 나를 보증해 줄 수 있는 사람 2명 정도를 (보통 현재와 직전 회사 상사 또는 동료) 회사에 제출하고 채용담당자가 email이나 전화를 통해 후보자의 경력증명과 신뢰성을 체크한다.



Interview 사례들

나의 맥북 캘린더를 확인해보니 이번 이직하는 데 있어서 꽤 많은 인터뷰를 봤다. 참 많은 경험들을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현지 경력이 있고 CV를(수십 번의 첨삭을 거친) 나름 잘 만들었기 때문에 인터뷰까지는 90% 이상 문제없었다. 그런데 기술면접에서 잘하면 영어 쪽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고.. 2차 인터뷰에 가서 프로그래밍 쪽 질문이 아닌 뜬금없는 질문에 대처를 잘 못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둘 다 잘해서 마지막 최종 레퍼런스 체크까지 가고 했는데 낙방한 적도 있었다. 이 부분은 조금 충격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또 나의 좋은 자산이 되는 경험들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이번에 경험했던 인터뷰 사례를 몇 가지 공유하고 싶어서 쓰게 되었다. 


#1 

회사: Um***사

포지션: Front-end developer

지원경로: Job agent 


상당히 재밌는 경험을 하였던 회사였다. 지원경로는 job agent 에게서 연락이 와서 지원하게 되었다. 그 agent 여자가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 앞까지 와서 설명을 열정적으로 해주었다. 어쨌든 인터뷰를 갔더니 2명과 2:1로 하였는데 한 명은 Development team lead 였고 (마케도니아였나.. 유럽 사람이었다) 다른 한 명은 키위(뉴질랜드 사람) 시니어 개발자였다. 

자기소개를 한 후 나의 경력과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 쪽 관련돼서 질문과 대답을 하였는데 팀 리더가 자꾸 나한테  '네가 ~~ 부분을 총괄해서 리드할 수 있느냐' 또는 '네가 ~~ 이론과 기술들을 다름 팀원들에게 전파하고 teach 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느냐' 등 내가 프로젝트 내에서 어떤 부분에 대해 꼭 Lead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도 내 기술과 경험에 대해 자신이 있지만 이 회사는 규모도 큰 회사이고 개발자들도 많은데 인터뷰에서부터 이렇게 압박을 주니 사실 좀 쫄보 모드가 되었다.. 그리고 한국 사람 특징이 아무리 잘해도 조금 자신을 깎아내리면서 말하는 것이 예의라고 몸에 베여있지 않나. 이 부분에 대해서 나름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말하는 대답에 뉘앙스가 깔려 있었나 보다. 

결국 인터뷰가 다 할 때 즈음 그들도 뭔가 꺼림칙하다는 표정이 역력해 보였다. 나도 답답하였지만 자신 있게 어떤 부분에 대해서 리드를 하겠다!라고 말을 뚜렷하게 하지 못 하였으니..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프로그래밍 테스트를 즉흥적으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나도 동의를 하고 테스트를 보았다. 그런데 웬걸 테스트는 솔직히 쉬웠다. 1000개의 PIN 넘버를 몇 가지 룰들을 지켜주면서 뽑으면 됐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unit test를 통해서 유효한 값들인지 증명하는 문제였다.

내 생각에는 그들은 내가 이 문제를 못 풀거나 꾀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거의 15분 만에 코드 짜고 유닛 테스트까지 해서 증명을 해 보이니 좀 당황하는 것 같이 보였다. (특히 팀 리드) 그러더니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접근하였고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물어봤다. 문제없이 전부 대답하고 테스트는 그냥 Pass 한 걸로 하고 인터뷰는 끝났다. 후에 Job agent와 연락을 통해 최종 탈락이라고 전해 들었다. 그녀가 말하길 네가 테스트까지 통과하고 좋은 인재였지만 그들은 더욱 특별하고 스페셜 한 시니어가 필요하다는 진부 하디 진부한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 

이 인터뷰를 통해 한 가지를 다시 확인했다. 쫄보 모드는 필패 중에 필패이다. 영어든 한국말이든.



#2 

회사: SM***사

포지션: Front-end developer

지원경로: seek.com 자가 지원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 날짜를 잡은 후 1차 인터뷰를 General manager와 1:1로 보았다. 테크니컬 인터뷰가 아닌 General Interview 였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았다. 그런데 질문이 좀 많긴 했었다 한 20~25개 정도 됏던거 같은데 예를 들어:


지원동기, 장점 3가지, 단점 3가지

전 회사에서 좋은 점 3가지, 나쁜 점 3가지

동료가 말하는 당신의 가치

동료들은 당신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특정 상황들을 정해놓고 ~~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하고 처리할 것인가


문제 자체는 어렵지는 않았지만 좀 힘들긴 했었다. 1시간 동안 저런 질문에 대답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쩃든 인터뷰는 잘 마치고 Programing assessment test 에 관련된 이메일을 받았다. 보통 저런 테스트는 3~4시간 동안 그들이 제공해주는 api를 이용하여 그들이 원하고자 하는 Web application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테스트 항목에서 어떤 기술을 쓰고 디자인은 어떻게 하고 어떤 부분은 가산점을 주고 등등 설명들이 포함돼있고 포토샵이나 Adobe xd 같은 이미지로 wireframe 들을 제공해준다. 보통 Single page application을 javascript framework를 통해 appication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근차근 주어진 시나리오대로 설계하여 제 한 시간 내에 잘 제출한 이후 Pass 했다는 소식과 함께 2차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여기까진 좋았는데 2차 인터뷰에서 꾀 실망스러웠다. 왜냐하면 이 회사는 키위(뉴질랜드 사람) 2명이 동업하여 만든 회사인데 1차 인터뷰는 General part를 맡는 사람이 봐서 통과했고 2차 인터뷰에 테크니컬과 디자인에 관련된 다른 동업자 1명과 보기로 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대비를 했었다. 그런데 정작 2차 인터뷰에서 1차 인터뷰와 상당히 많이 겹치는 질문들을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내 입장에서는 시간낭비 같고 왜 똑같은 말을 2번 해야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이것 말고도 나의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서 시현을 하는 시간도 있긴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상당 부분 실망스러운 인터뷰였다. 한마디로 전문성이 매우 떨어지는 인터뷰였다. 

이런 실망스러운 인터뷰를 보고 나서 General manager로부터 레퍼런스 체크를 하고 싶다고 이메일 왔다. 인터뷰의 마지막 단계까지 온 것이다. 본인이 직전 회사에서 회사생활을 최악으로 하지 않거나 CV에 거짓 기술을 하지 않았으면 솔직히 레퍼런스 체크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나의 경우에는 다른 이유로 떨어졌다.. 레퍼런스와 관련하여 2명의 내 referee들을 제공하였는데 연락이 1주일 동안 없었다. 그리고 온 이메일은 황당하게도 나의 php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이메일로 단 1줄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 회사의 Product가 back-end 부분이 php로 설계가 돼있으니 php능력이 중요한 건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의 Front-end developer job description 에는 front-end 기술에 대한 능력이 더 중요하고 Main key skills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으면 기술 인터뷰 시에 나에게 질문을 했으면 됐을 텐데 마지막 레퍼런스 단계에서 저런 문의를 이메일로 딱 한 줄 써서 물어보는 게 정말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나는 php를 포함한 나의 Back-end language skills에 대해서 보충설명을 이메일로 답장을 하였고 결과적으로 이 회사에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뽑기로 했다고 연락이 왔다. 솔직히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합격해도 가고 싶지 않다는 회사였기 때문에..



#3 

회사: Mw***사

포지션: Front-end developer

지원경로: seek.com 자가 지원


최종적으로 오퍼를 받고 새로 일을 시작하게 될 회사이다. 처음 만남부터 아주 좋았다. 개발 총괄 매니저랑 처음에 간략히 인터뷰를 본 후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스마트해 보이는 그 중국 여자 매니저로부터(이 회사에서 Software team lead를 맡고 있지만 직전 경력이 굵직굵직한 회사에서 개발경험들이 풍부했다.) 처음부터 내가 했던 프로젝트와 기술들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매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회사 오피스에서 보는 게 아니라 주변에 유명한 큰 카페에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봤다. 이런 부분이 별거 아닌 거 같지만 Interviewee 입장에서는 참 별거라는 생각이 든다.. 1차 인터뷰는 시니어 백엔드, 프런트엔드 개발자 1명씩이랑 보았다. 여담이지만 첨부터 그들은 내 CV 가 너무 심플해서 읽기 좋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나는 CV를 딱 1장으로 가독성 좋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구직자인 나로서도 남들의 2~3장 주저리주저리 쓰여있는 CV를 보면 솔직히 읽기 싫어지는데 수많은 CV를 보아야 하는 면접관들은 오죽할까 해서다. 그래서 본인이 잘 정리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여 CV는 꼭 1장으로 만들었으면 좋을 거 같다. 근데 경력이 10년 이상 되는 시니어 개발자라면... 음.. 1장 반까지 가도 괜찮을 거 같다. 그런 분들은 오히려 1장으로 줄이다 보면 더 이상해 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차 인터뷰는 커피 마시면서 이런저런 프로젝트 관련된 얘기를 주로 하고 간간히 그들이 나한테 2가지 상황을 주고 어떤 부분을 선호하는지 물어보는 형식이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가독성이 좋고 여러 사람이 공유해서 팀빌딩을 하기 쉬운 코드지만 성능이 안 좋은 코드 / 읽기 어렵고 러닝 커브가 있지만 성능이 뛰어난 코드

긴급히 Production 환경에서 버그가 생겼을 때 선조치 후보고 / 선보고 후 조치

Window 환경 / Mac 환경

터미널에서 사용 / GUI 환경에서 사용

 Space / Tab (실리콘밸리 드라마에 나왔던..)


답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것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웃으면서 재미있게 얘기했다. 그렇게 기술면접 위주의 1차 인터뷰가 끝나고 바로 개발 총괄 매니저에게 이메일이 왔다. 다음날 아침 2차 인터뷰로써 Team morning chat 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이다. 전체 팀이 QA까지 포함해서 한 10명 정도 되었는데 이런 식의 인터뷰는 처음이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인터뷰에 응하기로 하였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인터뷰 장소가 미팅룸이 아닌 전날 봤던 카페에서 했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얘기하는 자리였지만 카페라는 자리가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한 명씩 돌아가며 소개를 하고 팀원들이 나에게 궁금한 것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이럴 때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자리에서는 너무 진지해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최대한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참 중요하다. 이미 수차례의 실패와 직전 회사에서의 경험들을 토대로 네이티브 팀원들과 비교해서 부족한 영어 실력인지 언정 자연스럽게 그들과 대화하고 내 생각을 말하고 나 또한 질문하며 인터뷰 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개발 총괄 매니저를 한 번씩 흘겨보았는데 나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가끔 내가 쉽게 대답하기 힘들거나 조금 고민하는 상황이 되면 고맙게도? 1차 인터뷰 때 나를 보았던 시니어 개발자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나를 도와주었다. 그렇게 1시간 조금 넘게 팀 인터뷰가 끝나게 되었고 매니저는 나에게 조만간 연락을 해주겠다고 하고 인터뷰는 종료되었다.


이튿날, 매니저로부터 Reference 체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고 바로 몇 시간 후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받게 되었다. 연봉과 팀 멤버 그리고 회사의 product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로서 이번 이직은 MW회사를 가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이직을 할 때 느꼈던 부분이지만 항상 옳고 그른 것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때로는 그들이 옳으며 때로는 내가 옳은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좌절하지 말고 묵묵히 내가 준비해야 될 부분과 공부해야 될 부분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50%는 실력이고 50%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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