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돌고 돌지만, 결론은 제자리.
복지관의 회의는 참 신기하다.
시계처럼 정시에 시작하지만,
시계처럼 끝나진 않는다.
오전 10시에 모였는데,
시계는 어느새 점심시간을 알린다.
결국 회의는 점심을 정확히 삼켜버린다.
의제는 매번 돌아간다.
지난주에 이야기한 것을 이번 주에도,
이번 주에 정하지 못한 것을 다음 주에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할 시스템은
삐걱거리며 헛돌 뿐이다.
그 사이 돌아가는 건
직원들의 눈동자와 회의실 시계 초침뿐이다.
결론은 늘 같다.
“좋은 의견인데, 다음 회의 때 다시 논의합시다.”
그렇다.
우리 회의의 기능은 ‘결정’이 아니라 ‘연기’다.
회의가 끝나면 다들 서류를 챙겨 나가지만,
정작 챙겨야 할 건 늘 남겨진다.
나는 오늘도 의문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복지관의 톱니바퀴는 언제쯤 맞물릴까?”
하지만 내일도, 모레도, 다음 주도
톱니바퀴는 그대로일 것이다.
고장 난 채로, 소리만 요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