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하면 또 보고, 결재는 로딩 중.
보고란
원래 “상황을 알리고,
결정을 받기 위한 과정”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우리 복지관의 보고는 조금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로딩 중이다.
문서를 작성한다. → 결재를 올린다. → 기다린다.
그리고 기다린다.
또 기다린다.
결국 돌아오는 말은 “조금 더 검토해 봅시다.”
이쯤 되면 보고는 ‘진행’이 아니라 ‘정지 화면’이다.
내 컴퓨터 모니터엔
회색 원형 로딩 아이콘이 도는 것 같고,
내 머릿속도 같은 자리를 뱅글뱅글 맴돈다.
더 웃긴 건, 똑같은 내용을
또 보고하라는 요청이 온다는 것이다.
‘이미 보고 드린 건데요?’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단순하다.
“한 번 더.”
보고가 아니라 반복이다.
그 사이 일은 미뤄지고,
나는 복사기 옆에 서서 “보고용 사본”을 또 뽑는다.
A4 용지가 줄어드는 속도만큼
내 체력과 멘탈도 닳아간다.
회의가 결정을 미룬다면, 보고는 결정을 묶어둔다.
이 복지관의 시스템은 늘 버퍼링 중이다.
재생 버튼은 누른 적이 없는데,
멈춤 화면만 길게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