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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chel Aug 21. 2017

치앙마이 한 달 살기

#1 -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 한 달간 살게 되다.

여행은 경험의 기록이다.

순간순간의 경험들이 쌓여 나만의 여행이 된다. 세상에 옳은 여행, 틀린 여행은 없다. 


어렸을 때부터, 여행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감사하게도 국내와 해외 정말 많은 곳들을 여행했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전공과 매우 동떨어진 일도, 생각해보면 오랜 기간 동안 그런 경험들이 쌓여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보고 싶은 곳들을 이제는 그래도 많이 가봐서인지, 아니면 여행을 여러 번 하면서 알게 모르게 누적된 나의 여행 습관이나 선호도가 이제야 확실히 생긴 건지, 여행을 가서도 '아, 이 곳에 한 달 동안 살아본다면 난 여기서 어떤 것들을 할까?' 구체적으로 그려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여행을 경험할 때마다 아쉬움도 함께 커졌다. 무엇보다도 일하면서 한국에 몇 주에서 한 달 이상 장기로 오는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그 친구들의 좋은 기운과 에너지가 참 좋았다. 낯선 곳에 지내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기운. 한국에 정말 '살아보는' 친구들에게서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좋아하는 곳들 몇 달씩 돌아다니고 싶지만 본업이 있기에.. 그래도 4-5주 정도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정도만으로도 만족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에어비엔비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이제는 다른 나라에 한 번 잠시나마 살아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off to Thailand ! :)




치앙마이에 가게 된 이유?


해외에 몇 주 이상 지낸다고 가정했을 때,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은 세 가지였다.



- 인터넷 환경

- 물가

- (기왕이면) 새로운 곳



1. 인터넷 환경이 좋은 곳

Nomad List (https://nomadlist.com/)에 한동안 1위에 링크되어있던 치앙마이는 디지털 노매드(digital nomad)의 성지라고도 불릴 정도로 이곳에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현지인 반 외국인 반이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 와보니 실제로도 그렇다. 외국인이 정말 많다.) 인터넷 속도도 우리나라 수준으로 괜찮은 곳이 많고, 많은 카페와 식당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며 속도도 괜찮은 편이라고 들었다.


'Instagram도 수시로 해야지, 한국에서 미뤄놨던 sketch 강의도 들어봐야지, 글도 써야지, (한국에서의 나의 본업도 절반은 remote로 가능한 일이다) 여행 와서도 일은 해야지' 뭐 이런 생각들로 막연히 인터넷 환경이 좋은 곳을 찾았다.



2. 물가가 저렴한 곳

단기로 여행 가면 마음껏 놀고먹는데 쓰는 나 라지만, 아무래도 장기로 지내게 된다면 1개월 내내 마음껏 쓸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겨울 워크숍 가서 꼭 한 달 살아봐야지 생각했던 홋카이도의 오타루는 7-8월이 극성수기. 비싼 물가도 그렇지만, 이미 괜찮은 숙소의 대부분이 sold out...) 아무래도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동남아와 동유럽 쪽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후보지 중 하나였던 발리에는 뉴욕에서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가 퇴사 후 지내고 있었는데, 들어보니 한 달 정도 지내는 방문자(?) 내지 관광객에게 적용되는 물가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여행 준비 당시 Nomad List에 새롭게 1위로 오른 헝가리 부다페스트도 매우 끌렸지만, 이미 치앙마이로 마음을 정한 후라 본격적으로 알아보진 않았다. ㅎㅎ


여행 올 당시 환율 1THB = 33~35KRW. 식사나 음료가 대부분 100baht 대, 로컬 식당의 경우 20-50baht, fancy한 곳에 가도 메뉴당 300-500baht 전후 (물론 스테이크나 랍스터 제외), 큰 사이즈 병맥주 80-120baht, 칵테일 100-250baht, etc. 이 정도만 봐도 정말 물가가 저렴한 곳이란 것을 체감할 수 있다.



3. (기왕이면)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곳

가봤던 국가 중에서도 꼭 살아보고 싶은 곳은 많았지만, 그래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열망은 버리지 못하겠나 보다. 사실 태국은 고등학생 때 가족 여행으로 방콕과 파타야에 가본 적 있었는데, 치앙마이는 방콕과 파타야와는 또 다른 문화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무엇보다도 여태 만났던 치앙마이에서 온 게스트들은 모두 선했고 개인적으로도 친하게 지냈었는데, 그 친구들로부터 전해 들은 치앙마이는 새로운 태국이었고 참 흥미로운 곳이었다. 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의 좋은 인상이 마음 한켠에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준 것 같다.



아무튼 치앙마이는 이런 기준들에 꼭 들어맞는 곳이다.

기억을 되짚어가며 구구절절 이렇게 글로 썼지만, 사실 치앙마이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직감적으로 여기에 가야겠다 결정했던 것 같다. 또 치앙마이에서 별로라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바로 다른 국가 혹은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지 하고 갔지만, 치앙마이 온 지 거의 하루 만에 여기 계속 머물러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반짝반짝 치앙마이 @bazaar near Maya




치앙마이에서 하고 싶은 일


사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금은 치앙마이에 살게 된 지 어느덧 3주 차.

계획했던 대로 한 일도, 못한 일도, 예상치 못했던 일들도 많았다.

어쨌든 하고 싶었던/했던/그리고 여전히 하고 싶은 일들 리스트.



- 치앙마이 예쁜 카페 투어

- 태국 북부 음식 쿠킹클래스

- 온라인 강의로 디자인 공부

- 블로그 시작하기

- gym 다니기

- 마사지 자주 받기

- 맛있는 음식들 많이 먹고 다니기!!



무엇보다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곳에서

평생 간직하고 싶은,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은, 그런 추억들이 많이 남길!



@Shangri-la Hotel&Resort




치앙마이 님만해민 지역에서 지내는 중.

치앙마이 맛집, 카페, 클럽, 많은 사진과 실시간 포스팅은 인스타그램 instagram.com/hirach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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