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스 Jan 16. 2019

#여행 이야기 - 북큐슈 패키지1

오이타현 벳부시 '벳부만 로얄 호텔(BEPPUWAN ROYAL)"

<북큐슈 온천호텔 편>

홋카이도를 제외하고 일본 전 지역으로 가는 손님이 뚝 떨어졌다. 오사카 지역 지진, 일본 서부 지역 홍수, 연일 사람이 죽어나는 폭염까지. 항공가가 아무리 저렴해도 관광객이 발길을 뚝 끊어버릴 만한 이유가 있다.

규슈 지역은 더 치명적이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나 '미운 우리 새끼', '짠내 투어' 등에서 방영된 후쿠오카나 기타큐슈 지역 말고 유명한 관광지는 유후인이나 벳부처럼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 더운데 온천이라니. 게다가 후쿠오카나 기타큐슈는 어쩐지 오사카나 도쿄에 비해서 덜 크고, 덜 유명한 탓인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그럼에도, 이 더위를 헤치고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 '온천 호텔'이나 '료칸'이다. 규슈 지역 많은 온천 호텔이 산간 지역에 위치하여 생각보다 산바람이 시원한 데다가, 호텔 특성 상 온천 시설이 깔끔하고 건조하게(즉 에어컨 빵빵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씻고 나와서 느끼는 개운함이 남아 있다.



*벳부만로얄 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온천. 일본 온천 입구는 대부분 이렇게 생긴 듯 하다.


본 글에서는 북큐슈 패키지로 들어가는 상품 중에서 '벳부만로얄(일본어로는 BEPPUWAN ROYAL) 호텔'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실 해당 호텔이 상품가가 엄청나게 비싼 상품에 자주 들어가는 호텔은 아니어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온천이 준비되어 있고, 석식으로 와정식을 제공하니 괜찮겠지, 정도.

막상 호텔에 도착하고 나니 어쩐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감격의 연속이었다.


*벳부만 로얄 호텔 1층 카페.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 야경이 인상적이었다.



1. 풍경이 아름다운 호텔


호텔에서 들어서서 가장 먼저 보였던 건, 호텔 건물이 아니라 '바다'였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벳부만 로얄은 벳부만 산자락 위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처음 버스를 타고 호텔에 들어설 때, 호텔 건물 끝자락도 보이지 않는데, 저기 후미진 곳에 위치한 편의점을 가리키며 '이게 호텔에서 제일 가까운 편의점이에요'라고 말씀 하실 때 그 당황스러움이란.



*벳부만 바닷가 정경



구불구불 굽이친 길을 올라서자마자 불안했던 마음이 싹 가셨다.


'아, 이것 때문이구나.'


시골 자락에 위치한 것도, 언덕 위를 한참 올라가야 했던 것도, 전부 이 풍경 탓이었구나.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일행 모두 탄성을 터트렸다.




*해질 무렵 벳부만로얄 야외 수영장 풍경. 바다와 하늘이 더 예뻐 보인다.





해가 내려가고 노을이 지면 더 아름답다. 어두컴컴해지면서 호텔 주변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고, 어두운 밤하늘 색깔과 대조되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객실 내부 정경. 창밖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다(바다 보이는 객실 배정 여부는 랜덤).



객실 내부에서도 창문으로 바다를 볼 수 있다. 저녁 늦게나 아침 일찍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저절로 힐링되는 기분이 든다.




2. 식사가 맛있는 호텔




저녁 식사로는 호텔이 자랑하는 '와정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와정식은 일본 전통 온천 호텔들에서 준비되는 식사 류로, 우리나라로 치면 한 상 차림이 1인용 상마다 준비되어 있는 느낌이다.




*석식 장소로 가는 길목. 전통 느낌이 나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벳부만로얄 와정식. 맛있다고 감동했으나 팀장님께서 이건 평범한 거라며 불쌍해 하셨다....



내용물은 밥, 미소된장국, 간단한 샤브샤브, 생선구이, 사시마, 해산물 튀김, 완자, 계란찜, 간단한 반찬, 과일.

바닷가 근처 호텔이라 그런지 해산물 요리가 돋보였다. 새우나 오징어 등으로 만든 튀김이나, 해산물 완자, 그리고 사시미. 특히 사시미가 신선하다고 주변 분들 모두 칭찬 일색이었다.




*사시미와 해산물 튀김.




나머지. 솥에 들어 있는 고기와, 고실고실한 밥, 그리고 간단 샤브샤브? 느낌의 국물도 일품이었다. 밥은 일본 많은 식당이 그러하듯 리필이 되었다.



*고기 요리. 둘 다 정확히 어떤 요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계속 데워져서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단체 손님용 식사 방. 각각 한 자리씩 차려져 있다.




3. 온천호텔이니까 온천




온천 호텔인 만큼 온천이 최고 좋았지만....

손님들이 직접 탕을 이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할 수가 없었기에 사진은 남아있지 않다. 구두로 설명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지만, 그래도 최대한 좋았던 점을 묘사해보고자 한다.


1) 온천 내부의 쾌적함

일본 대욕장은 대체로 들어가자마자 사물함이 있고, 그곳에서 머리를 말리거나 화장을 지우거나 할 수 있으며, 그 안에 또 실내 온천과 노천탕으로 나뉘어져 있다. 온천에 들어가기 전, 옷을 갈아입는 장소가 매우 쾌적하기 때문에 날씨가 덥고 습한 것과 상관없이 온천 전후로는 매우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청소하시는 분들도 주기적으로 들어오신다(다만 남, 여탕 상관없이 여성 직원분들께서 그냥 들어오셔서 청소하시기 때문에 남성분들께서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방 문마다 온천 사용 방법이 적혀 있다. 한국어로도 친절하게 적혀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2) 온천 풍경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참 예쁘다. 저녁 온천과 아침 온천 두 번 다 해보는 걸 추천하는데, 해질녘 바다와 밤바다, 그리고 아침 햇살이 비치는 바다 모두를 노천탕에 앉아 감상할 수 있다. 고원에 위치하여 날씨가 서늘하여 탕에 들어가지 않으면 살짝 추울 정도였기 때문에 노천탕을 즐기기에 딱 좋았다.



3) 온천, 그 후...

온천 후 편의점에서 산 캔맥주 한 캔을 들고 방에 앉아 취하는 휴식이란...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을 정도다.



총평



사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사람들이 패키지 여행을 가든, 자유 여행을 가든 호텔을 선택할 때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길 바라서이다. 일본 같은 경우 바가지가 거의 없고 대체로 금액이 비싸면 소위 비싼 값을 한다. 때문에 '이 호텔은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아 이 호텔은 비싼 가치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벳부만 로얄은 객실 자체로 보면 엄청나게 고급 호텔은 아니다. 물론 일본 호텔인 만큼 깔끔하지만 - 조금 오래된 느낌이 확실히 있다. 그럼에도, 함께 갔던 25명의 손님 모두 만족스러워 하셨던 매력 또한 공존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음식, 온천, 풍경 등등. 하루 여독을 풀기에 충분한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누군가가 북큐슈 지역 여행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