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없는 선풍기

오래된 낙서

by 디모츄

오래 전 일입니다. 산책하려 아내와 길을 걷다, 하천변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날개없는 선풍기를 보았습니다. 아내와 말했습니다.

"저건 선풍기가 아냐."


제 아무리 전기코드가 살아있은 들, 전선이 콘센트에 꽂혀있은 들, 버튼이 잘 눌린 들, 받침대가 튼튼한 들, 날개도 모터도 없이 버려진 목 없는 선풍기를 보며 문득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튑니다. 사랑이 없어 버려진 교회를 보고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것만 같았습니다.


"저건 교회가 아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찌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베드로전서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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