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공유

by 문객

아이들의 방으로 건너온다. 루머와 머루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온 지 궁금한 듯 방안에 들어오는 나를 멍하니 쳐다본다. 별일 없었다는 듯 그들에게로 향한다. 그들의 이야기와 사연을 접할수록 더욱더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 그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에 대해서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루머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어쩌면 그 나름대로 본인의 삶을 지탱하기 위한 발걸음이었을 것이고, 머루와 어머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 상황에서 내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들의 삶을 평가하고 이 길이 잘못되었으니 바로 학교로 가자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기껏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루머를 학교에 데려다 놓고 그의 등교 유무를 체크하는 것 말고 그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 또다시 그가 학교에 와 아무 말없이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해도 무조건 학교를 의미 없이 오고 가는 것이 루머를 위한 최선의 방안인가?


"애들아, 뭐 하고 있었니?"

"엄마랑은 무슨 이야기 나누었어요"

"그냥, 너희들 걱정하는 이야기지 뭐....."

"네"

"루머는 학교 안 다니고 싶니?"

"지금은 굳이 학교를 다니고 싶지 않아요. 꼭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할 필요성도 잘 느끼지 못하겠어요. 그리고 학교에 가면 너무 답답하고 그래요."

"머루는?"

"저는 루머보다 더 많이 결석한 거 같아요. 나중에 필요하면 검정고시 보면 되잖아요."


마음속으로는 지금 너희들의 생각과 의견은 매우 잘못된 판단임을 주지 시키고 싶었지만 그런 말들이 쉽게 나오지가 않는다. 어쩌면 습관처럼 교사로서 내가 그들에게 학교와 공부의 중요성만을 의미 없이 전달할 경우 그들에게 나는 그저 의미 없이 강요와 억압만을 심어주는 또 다른 교사로만 비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애들아, 너희들은 뭐할 때 가장 행복하니?"

"음, 저는 제가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좋아요. 처음에 저는 학교에서 빈 시간을 채우기 위해 책을 잃었어요. 답답한 교실 안에서 의미 없이 써진 교과서에 밑줄을 그으며 몇 문제를 더 맞히기 위해 그걸 힘들게 외우고 하는 공부가 정말 싫었어요. 그래서 선생님 모르게 책을 읽곤 했어요. 책은 교과서하고 다르게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다양한 교훈과 가르침을 전해줘서 좋아요."

"루머는?"

"저도 머루 하고 비슷해요. 책과 음악은 어쩌면 제 삶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호막 같은 것이에요. 책을 읽다 보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위로와 공감을 받기도 하고, 저보다 훨씬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희망의 열쇠를 찾기도 해요.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새로운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너희들이 책을 통해서 이렇게 더 넓은 좋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으니 그것처럼 좋은 일이 어디 있니? 애들아, 혹시 시간 되면 선생님이랑 여행 한번 가지 않을래?"

"여행이요? 정말요?"

"그래, 선생님도 방학이라 너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고 싶어서."

"네, 선생님. 너무 좋아요."

"그래, 그럼 내일 어머니께 부탁드리고 선생님이랑 잠시 바람 쐬러 떠나도록 하자. 루머와 머루는 어디 가고 싶어?"

"으음, 저희는 잘 몰라서. 여행을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요."

"어디로 갈까?"

"저희는 어디든 다 괜찮아요."


루머와 머루의 표정이 밝아진다. 이 좁은 공간에 있던 아이들도 기회만 되면 어딘가로 떠나보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떠남이 어머니에게 또 다른 걱정과 고민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쉽게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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