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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뫼 May 11. 2016

쓸쓸한 날

늙어간다는 건


일상이 무덤덤하다는 것은

삶의 내공일 수도 있지만

마음이 늙어간다는 것이니

한편으로는 슬픈 것이다

첫사랑할 때의 울렁거림과

자식이 태어날 때의 목마름

상대에게 들켰으면 좋았을

못 다한 고백은

이제 무덤덤한 심장 속에 갇혀

영영 나올 수도 없겠다

설렘 없는 하루를 보내고

애잔해지는 건

그것이 늙는 과정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리라

풀내 쏟아지는 여름날

세상은 푸르러도

내 안은 쓸쓸하여

설렘 아닌

세상 그 어떤 것으로도

나를 채울 수 없지만

생일보다 더디 오는

설렘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여름이라도 빨리 지나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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