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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작가 역사트레킹 Feb 28. 2024

나를 테러범으로 생각한거야?

<색다른 스페인 11편>








* 알메리아성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알메리아성









* 2024년 1월 3일 수요일: 21일차 / 맑음


- 숙박 사기를 당하고 난 후에 잡은 delpin verde 호스텔에서 잘 쉬었다. 급하게 잡았지만 주인장도 좋았고 하룻밤 묵기에 제격이었다. 처음부터 이쪽으로 올 걸 그랬다. 그러고보니 스페인어로 돌고래가 'delpin'이다. 숙박 사기를 친 viejo hostal B&B는 간판도 없이 장사를 하는 곳인데...이제 간판없이 장사하는 호스텔은 예약하지 말아야겠다. 간판도 없이 무슨 숙박업을 하는지...


- 숙박사기를 당했다고 여행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알메리라 탐방의 메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primer recinto de la alcazaba de Almeria라는 다소 긴 이름의 성을 탐방했다. 간단히 말하면 알메리아성이다. 


- 알메리아성은 한쪽에서는 탐방을 할 수 있게 해놓았고, 다른 쪽에서는 복원 공사를 하고 있었다. 복원이 완료되면 유료 입장으로 바뀔 수도 있을 듯싶었다. 알메리아성은 꽤 멋스러운 성이었다. 특히 알메리아방어장벽(almeria defensive walls)이라는 익성이 보조성으로 역할을 해서 더 눈에 띄었다. 언뜻 우리나라 탕춘대성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 무거운 배낭을 계속 둘러메고 성 안쪽 곳곳을 누볐다. 좁은 통로를 피해가기도 하고, 좁은 계단을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진짜 좁고 경사가 심한 타워를 앞에 두고 배낭을 벗어 한쪽 구석에 놓았다. 

그런데 보안 요원이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배낭 메는 시늉을 하면서 빨리 아래로 내려가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배낭쪽으로 갔더니 다른 보안요원 둘이서 내 배낭을 둘러싸고 있었다. 혹시 폭발물로 신고가 들어간 것일까? 혹시 나를 테러범으로...?


- 성곽 구조물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다 배틀멘트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 구멍이 뚫린 것도 있고, 안 뚫린 것도 있었다. 총안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안내소에 문의를 했더니 화살 쏘는 구멍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그럴만도 했다. 화살을 쏘면서도 몸을 숨길 수 있는 구조였다. 


- 알메리아를 떠나서 코르도바를 향해갔다. 알메리아에서 코르도바까지는 약 370km 정도 떨어져있는데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렸다. 밤 11시경에 코르도바에 있는 Libere cordoba patio santa marta호스텔에 체크인을 했음. 


참고) 알메리아성은 995년경, 무어인들이 알메리아를 지배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다. 알메리아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알메리아성은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군사시설 뿐아니라 지방 행정 시설까지 성 안에 자리잡았다. 한편 외부에 장벽을 설치하여 방어력을 증강시키기도 했다. 






* 알메리아 방어장벽: 본성과 외성을 연결해주고 있다. 이를 두고 날개성, 혹은 익성이라고 말한다. 서울에도 탕춘대성이라고 하여 익성이 있다. 얼핏 탕수육 잘하는 중국집이 생각는 이름이지만...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서로 연결해준다. 






* 알메리아 방어장벽: 장벽 안쪽에는 예수상이 있다. 







* 알메리아성: 현재도 복원중이다. 







* 화살구멍: 영어로는 arrowslit 혹은 loophole이라고 부른다. 위에는 밋밋한 1자형이지만 어떤 화살구멍은 십자가처럼 만들기도 했다. 





* 화살구멍: 화살구멍을 가까이에서 찍어봤다. 이 구멍 안으로 화살을 쏘기보다는 적들의 동태를 살펴보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구멍이 작아서 조준이라도 제대로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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