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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작가 역사트레킹 Feb 29. 2024

이 조합 뭐지? 성당과 모스크가 한 곳에 있다고?

<색다른 스페인 12편>






* 코르도바수변성: 과달키비르강을 따라 건설된 도시장벽이다. 곳곳이 훼손되기는 했지만 산책하기에는 딱이었다.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로마신전







* 2024년 1월 4일 목요일: 22일차 / 이슬비


-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우비를 입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안경에 빗물이 튀는게 싫어서 모자를 사러 갔다. 전에 있던 모자는 알라칸테에서 잃어버렸다. 못생긴 모자였지만 나름 쓸만한 모자였다. 귀돌이도 붙어있고... 데카트론이 숙소 근처에 있어 가봤더니 창이 달린모자는 안 팔았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만물상에 가서 4.5유로 모자를 구매했다.


- 코르도바(cordoba)에 왔으니 당연히 메스키타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ordoba)부터 보러갔다. 메스키타대성당은 과달키비르강 옆에 있는데 이곳을 보려면 코르도바 로마다리(puente romano de cordoba) 반대편에서 바라보는게 제일 나은거 같더라.


-코르도바 로마다리의 끝부분에는 칼라오라탑(torre de la calahorra)이 있다. 이곳도 입장료를 받더라. 메스키타 입장료는 이해가 되는데 그 조그마한 칼라오라탑도 입장료라니!


- 비오는 날의 메스키타는 무척 아름다웠다. 방문객도 엄청 많았다.


- 메스키타에서 사진을 넉넉히 찍은 후 코르도바 알카사르(Patio Morisco - Alcázar de los Reyes Cristianos) 부근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코르도바 알카사르 뿐아니라 강변쪽으로도 성곽이 있었다. 하지만 곳곳이 허물어져 있었다.


천천히 그곳을 둘러본 후 코르도바 알카사르성에 입장했다. 입장료는 5유로였다. 코르도바 알카사르는 여러모로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을 연상시켰다. 성곽의 중심 공간을 둘러본 후 성체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Jardines del alcazar de los reyes cristinos 정원을 둘러보았다. 잘 가꾸어져 그런지 그냥 한들한들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은 곳이었다. 빗물을 머금은 나뭇잎들이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었다. 한겨울에 녹색의 싱그러움이라니! 스페인 남부는 남부인가보다!


- 코르도바 로마다리 한편에는 칼라오라탑이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puerta del puente가 있었다. puerta del puente를 직역하면 '다리문'이다. 처음에는 로마시대 문이라고 했는데 16세기 경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다시 지었다고 한다. 여기도 티켓을 구매해야 정상부에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았다.


-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에 어젯밤에 봤던 로마신전(templo romano)를 다시 봤다. 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 호스텔로 돌아왔다. 하루 더 묵기로 했다. 어제 체크인을 해주었던 스태프인, 다비드가 친절히 맞아주었다. 알고 보니 다비드는 역사선생님이라고 했다. 지금은 호스텔에서 돈을 벌어 학업을 이어갈 거라고 했다. 전날 스페인 역사책 한 권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이날은 스페인 지리책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소개만, 누가 읽는데...ㅋ


- 하여간 다비드는 꽤 유쾌한 녀석이었다. 또한 Libere cordoba patio santa marta호스텔도 꽤나 정감가는 호스텔이었다. 어떤 호스텔에서는 사기를 당했지만 어떤 호스텔에서는 환대를 받았다. 이것도 다 여행의 일부 아니겠는가!






* 로마다리와 코르도바 메스키타대성당







참고) 코르도바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에 있는 도시로 과달키비르강(rio de guadalquivir)이라는 큰 강이 흐르고 있다. 코르도바는 로마시대부터 도시가 들어섰는데 과달키비르강 위에 세워진 로마시대 다리도 그 당시에 만들어졌다.  

로마다리를 건너 코르도바 메스키타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ordoba)을 가보자. 메스키타(mezquita)는 스페인어로 모스크를 뜻하는 보통 명사다. 고유명사로 쓰면 코르도바 메스키타대성당을 뜻한다. 그만큼 코르도바 메스키타대성당의 상징성은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풀어쓰면 모스크대성당이라는 말인데,  모스크와 성당이 붙어 있나? 애초에 그곳에는 로마시대 신전이 있었다. 이후 서고트 시대에 성당이 들어서게 된다. 711년 북아프리카 무어인들이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한 후, 성당 자리에 모스크가 지어지게 된다. 여기서가 끝이 아니다. 그리스도교도들이 무어인들을 물리친 뒤, 그 모스크 자리에 다시 대성당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로마신전 -> 성당 -> 모스크 -> 대성당 


이렇게 복잡한 역사가 있다보니 '모스크대성당'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명칭을 얻게 된 것이다. 






* 코르도바성: 안쪽에 근사한 정원이 있다. 







* 2024년 1월 5일 금요일: 23일차 / 맑음


- 코르도바 구시가지를 다시 둘러봤다. 비오는 날의 모습과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코르도바성(alcazar de los reyes cristianos) 주위는 더 유심히 살펴보았다. 또한 그 앞에 있는 코르도바수변성(Huerta del Alcázar de Córdoba)으로 번역될 수 있는 도시장벽도 자세히 살펴보았다. 코르도바수변성은 코르도바의 옛 도심지역을 크게 감싸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일부 구간은 망실됐고, 한양도성 신당동 구간처럼 성곽 위에 집이 들어서기도 했다. 


- 스페인 남부는 확실히 북부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1월이었지만 무척 더웠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배낭 위에 빨래를 널 수 있을 정도였다. 


- 이제 론다(Ronda)로 가야한다. 코르도바에서 론다를 가려면 일단 말라가(Malaga)로 가는게 좋을 거 같았다. 말라가에서 론다로 가는 편이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갈 때는 끊겼고, 마르베야(Marbella)라는 도시를 거쳐가는 버스편은 있었다. 이미 어두운 상태였다. 마르베야에서 1박을 할까 하다가 늦더라도 론다에 가는게 낫다는 생각에 버스표를 끊었다. 그런데 중간에 버스를 갈아탔다. 기사는 같았는데 갑자기 하차해 다른 버스로 갈아탄 것이다. 좀 웃기는 상황이었다. 


- 론다에 있는 hostal doña carmen에 예약을 했는데 체크인 시간이 밤 12시까지였다. 겨우 11시가 넘은 시간에 호스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두운 밤길, 그것도 꾸불꾸불한 산길을 달리느라 버스는 거북이 걸음이었다. 대충 계산해보니 말라가에서 론다까지 거의 2시간 40분 이상이 걸렸다. 거리로만 따져보면 120km 정도였지만 돌아돌아, 그것도 산길을 돌아돌아 가니 2시간 40분이 걸린 것이다. 물론 말라가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버스도 있다고 한다. 


- 말라가에서 마르베야까지 큰 리조트와 대형호텔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이쪽 해변이 그 유명한 태양해안(Costa del Sol)이다. 이 말라가 주변에 위치한 태양해안은 안달루시아 관광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곳이다. 연간 17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용할 정도로 태양해안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좋은 해안가에서 숙박도 하고 그래야 하는디...ㅋ






* 코르도바 메스키타대성당: 아랍풍의 외벽 장식.






*다리문(puerta del puente)





     

 * 코르도바 메스키타대성당: 종탑





        

* 코르도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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