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광기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_ 바다호스 학살

<그 겨울의 유럽여행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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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마스 다리(Puente de Palmas): 바다호스를 흐르는 과디아나 강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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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호스






☞ 2025년 11월 28일부터 2026년 1월 22일까지, 약 56일간 유럽을 탐방하고 왔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체코... 총 7개국을 다녀왔네요.


애초에는 포르투갈 순례길을 약 30일 정도 걸을 생각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배낭여행을 할 셈이었지요. 하지만 여행이 계획대로 되던가요?ㅋ 순례길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배낭여행으로 쭈욱~ 가기로 한 것이죠.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 상황을 대처하는게 여행의 재미 아니겠습니까? 물론 멘붕이 닥치지만요.


본 여행 포스팅은 여행일지를 기반으로 작성을 했습니다. 하루 일정이 종료가 되면 저는 거의 매일같이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술을 못 마셔서 그런지 밤 시간이 길더라고요. 맥주 대신 커피를 홀짝이며 작성한 여행일지에 살을 붙여서 포스팅을 할 것입니다.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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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마스 다리: 과디아나 강이 보인다. 팔마스 다리 끝단은 방어 시설이 있다. 과디아나 강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자연적 경계를 이루는 강이다.








* 5일차: 2025년 12월 2일 화요일 / 한 때 비


1. 공립 알베르게라서 그런지 밤에 좀 추웠다. 살짝 한국의 내 방이 그리울 정도였다. 전기장판이 있는...

2. 전날 야경을 봤던 밀라그로스 수도교를 다시 방문했다. <재미난 스페인> 책을 인증 하려고... 어차피 내가 해야하지 않나! 이렇게 책 인증하면서 답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는 것 같다. 눈물 겨운 홍보다.


3. 메리다 로마박물관 인근에 있는 바르(bar)에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보카디요를 먹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난 것 중에 하나였다. 그저 치즈에 토마토를 바른 보카디요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가격도 정말 저렴했다. 커피 포함 2.5유로였다. 달리말하면 이번 여행에서 얼마나 부실하게 먹고 다녔는지...


4. 메리다역에서 12시 47분에 바다호스(Badajoz)로 떠다는 기차를 탔다. 약 40분 정도 소요됐는데 바다호스가 마지막역이라 그런지 객실이 텅텅 비어 있었다. 덕분에 느긋하게 앉아서 왔다.


5. 바다호스역에 내려 예약한 호텔 세르반테스(hotel cervantes)로 이동했다. 바다호스역은 신시가지에 있고, 숙소는 구시가지에 있느터라 좀 걸어야 했다. 약 15~20분 정도 걸은 거 같다.


6. 그렇게 걷다 보니 팔마스 다리(puente de palmas)를 건너게 됐다. 과디아나강을 가로 질러 서있는 팔마스 다리는 바다호스의 상징과도 같은 건축물이다. 또한 요새이기도 했다. 다리 양안에 방어시설이 촘촘히 세워져 있었다. 팔마스 다리는 바다호스성으로 연결되는데 말그대로 관문 역할을 하고 있었다.


7. 숙소에 체크인을 한 후 바다호스성을 찾아 갔다. 바다호스성은 요새 겸 시티월이었다. 좀 독특한 구조였다. 성곽길을 따라가다 바다호스 투우장을 발견했다. 스페인 내전 때 바다호스 시민들이 학살되고, 주검이 내버려진 아픔의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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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호스 투우장: 스페인 내전 초기에 바다호스 학살이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투우장에서 그 무시무시한 학살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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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루아르테 데 산티아고(Baluarte de Santiago): 바다호스 시티월은 발루아르테 데 산티아고 성이라고 불린다. 포르투갈과 접경지대라 바다호스 곳곳에 옛 군사시설이 산재해 있다.






* 6일차: 2025년 12월 3일 수요일 / 맑음


1. 2024년 123내란이 일어난지 딱 1년째 되는 날이다. 대명천지에 쿠데타라니! 그 쿠데타가 성공을 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이런 날에 스페인 내전 당시 대규모 학살이 벌어진 바다호스를 탐방하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2. 스페인 내전에서 게르니카 학살만 있었던 게 아니다. 바다호스에서도 큰 학살이 있었다. 때는 1936년 8월 14일 경이었다. 스페인 내전 시작이 1936년 7월 18일이었으니, 개전 초기에 해당된다.

바다호스를 점령한 반란군인들이 투우장으로 시민들을 몰아놓고 학살한 사건을 두고, 바다호스 학살이라고 부른다.


3. 바다호스 요새(Alcazaba de Badajoz)를 보러 갔다. 바다호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요새는 과디아나강 일대를 파노라마로 감시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말그대로 요새였다.


4. 요새로 들어가는 정문 앞에 관광안내소가 있어, '전날 봤던 투우장이 진짜 한살 장소가 맞냐'고 물어봤다. 대충 말을 들어보니 투우장 뿐만 아니라 투우장 인근에서도 학살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렇게 학살된 인원이 약 4천 명 정도로 추산된다고도 했다.


5. 학살된 시신들은 트럭에 태워져 투우장에서 공동묘지로 실려갔다. 이를 두고 '고기 트럭'이라는 끔찍한 별칭이 붙을 정도였다. 당시 바다호스 인구가 약 4만 명이었다는데 그중 4천 명이 죽었으니, 무려 10% 정도가 목숨을 잃은 셈이다. 자국민들끼리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전쟁의 광기는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른다.


6. 전체적으로 바다호스 탐방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알사카바 요새도 공짜, 알카사바 안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도 공짜여서 더 좋았다. 알사카바 요새에 올라 과디아나강 일대를 둘러보는 것도 꽤 매력적이었다.


7. 오후 4시경 플릭스 버스를 타고 포르투갈 에보라(Évora)로 향했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였는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시차 때문에 에보라 도착 시간이 오후 4시 30분 경이었다. 1시간을 벌었다고 해야 하나?


8. old evora hostel에 체크인을 한 후 에보라의 명물인 로마신전을 보러 갔다. 신전의 야경을 보러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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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마스 문(Puerta de Palmas): 팔마스 문은 팔마스 다리와 연결되어 있다. 오른쪽은 바다호스 구 시가지에 있는 알타 광장(Plaza alta)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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