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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힘, A를 지킨 사람들

by 박영윤

며칠 전, 동네에 대형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5대가 출동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대형 화재나 인명피해가 생긴 줄 알고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그 사건의 주인공은 자폐아 A였다.

A는 덩치가 크지만 동네에서는 사랑받는 아이였다. 배가 드러나고 바지가 흘러내려 엉덩이가 보이기도 했지만, 그는 항상 골목을 돌아다니며 뭘 사먹고 다녔지만 누구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경찰들이 A를 끌고 가는데, 그 모습에 겁을 먹은 A는 울부짖으며 경찰차에 실려 갔다. 신고 내용은 "칼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상황을 보고, 나는 "발달장애인을 체포할 때는 반드시 조력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동네 주민들은 하나둘씩 나섰다. 세탁소 아저씨는 "A는 동네에서 잘 알려진 순한 아이다"라고 했고, 부동산 사장님은 "커터칼로 스티커 자국을 긁는 걸 좋아하지만, 누굴 해칠 아이가 아니다"라고 했다. 편의점 주인도 "매일 우리 가게에 와서 스티커를 붙였다 뗐다 하며 노는 아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경찰차를 둘러싸고 강제 연행에 항의하자, 경찰들은 당황해하며 "경찰서가 아니라 부모에게 데려다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결국 사건은 마무리되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후, 나는 A를 알 법한 통합부모회 소속 주민에게 사실을 전했다.


이 사건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자폐아의 상동행동에 대해 주민들이 경찰에 설명하고, 그를 보호하려 나선 모습을 보며 나는 진정한 공동체의 힘을 느꼈다. 그 순간, 내 가슴은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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