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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두산 Dec 10. 2023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힘이 센 사람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무언가 하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자다. 자신을 견딜 수 있는 자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다.”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p.55



    인도에 가서 1년이 조금 넘었을 때다.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도망치듯 여행길에 올랐다. 많은 것들이 힘들었고, 혼란스럽고, 서글프고, 답답했던 것 같다. 주위에 사람들이 있지만 마치 철저하게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무치게 외로운 느낌이 그런 기분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다. 그 장소만 떠나면 괜찮아질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드라마에 가끔 등장하는 장면처럼 수없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거리에 마치 나만 홀로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모두 어딘가로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나만 홀로 서 있는 기분.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밤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방에서 혼자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는 버스로 계속 돌아다녔다. 그때의 나는 많이 약해져 있었다. 혼자 있는 것이 이제는 그리 싫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혼자이고 싶지는 않다. 결국은 함께하는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



    지금은 강한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내가 충분히(?)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약하면서 강하다고 착각하며 살아간 지난 날과 비교하면 조금은 나아진걸까. 적어도 약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게 됐다. 몸도 마음도 충분히 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려 한다. 구박하고 핀잔하는 대신 위로하고, 비교하고 평가하는 대신 응원하려 한다.



#글은어떻게삶이되는가 #단상 #독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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