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책 [평균의 종말]을 읽고 평균에서 해방되기

by 백두산


'평균', '평균 이하', '평균 이상', '평범', '우월', '열등'...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우리는 평균 이상이 되기를, 우월한 사람이 되기를 아니 적어도 평균 이하의 사람은 되지 않기를 부모로부터 그리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기대받는다. 남보다 조금만 늦어도 조바심 내며 불안해한다. 무엇이든 빨리 익히고 잘해야 한다. 공부를 못해서 혼나기도 하고,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지 누구도 묻지 않는다. 그렇게 누군가는 '열등감'을 가슴 깊숙이 쑤셔 박은 채 어른이 된다. 어릴 적에 박아놓은 '열등감'이라는 놈은 조용히 박혀있다 원하지 않는 순간에 슬그머니 존재감을 드러내놓고는 한다. 이 모든 것들이 '평균'이라는 개념에서 시작된다는 자각조차 가지지 못한 채 지내왔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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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토드 로즈 (Todd Rose)는 이야기한다.


"평균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평균적인 사람이 없다면, 모두가 특별하다는 이야기인가. 아니, 평균적인 사람이 없으면 비교 대상이 없는데 어떻게 특별한 사람이 있겠나. 평균적인 사람이 없으면, 평균 이하의 사람도 평균 이상의 사람도 있을 수 없다.


토드 로즈(Todd Rose)는 현재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지성-두뇌-교육(Mind, Brain and Education) 프로그램과 개개인학 연구소를 맡아 이끌고 있으며, 스위스 생체모방공학 연구소에서 부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하지만 중학교 때 ADHD 장애 판정을 받은 뒤 성적 미달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게 되고, 일찍 결혼해 어린 나이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최저시급을 받으며 일을 했다. 어느 곳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기에 자주 직장을 옮겨 다녔다. 그러다 부모님의 권유로 대학 입학 자격 검정시험을 보게 되고, 통과 후 지역 대학에 입학한다. 야간 수업을 들으며 주경야독한 끝에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인간 발달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마쳤다.



"진정한 나와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 사이에 커다란 괴리가 있는 것 같았다."


작자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부분들을 읽으며 괴리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선생님도 친구도 그를 믿어주지 않았고, 제대로 봐주지 않았다. 그저 문제가 있는 학생이고, 열등한 존재로 여겼다. 그는 그 커다란 괴리를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을 세상에 보여줬다. 커다란 괴리는 '평균'에서 왔고, 그것은 잘못됐다고 이야기한다.




평균은 어디에서 왔는가?


놀랍게도 처음 '평균'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사람은 벨기에 천문학자 '아돌프 케틀레(Adolphe Quetelet)'이다. 천체의 회전속도를 측정해 행성의 경로를 예측하는데 사용한 '평균법(method of averages)'을 사회에 적용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인간의 평균을 해석하며 평균적 인간이 참 인간에 해당하며 개개인은 오류에 해당한다고 정의한다. 천문학에서의 평균적 수치가 갖는 의미를 그대로 차용한 것인데, 여기에서부터 첫 단추는 잘못 끼워지게 된다.



그 후 '골턴'이라는 영국 사람은 인간을 최하위 계층인 '저능층(Imbecile)'에서부터 중간 계층인 '평범층(Mediocre)'을 거쳐 최상층인 '우월층(Eminent)'까지 14가지 계층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계층은 지적·신체적· 도덕적 차원을 아우르는 모든 자질과 면모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된다고 주장한다.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개념이 뿌리 깊게 박혀 우리는 평균의 시대에서 평균 이상이 되려고 기를 쓴다.



더 나아가 이런 개념은 모든 사람이 '단 하나의 최선책'을, 정해진 시간 동안 수행하는 '테일러의 표준화 시스템'으로까지 미치게 된다. 이때부터 모든 산업에서 개개인성은 무시되고, 근로자 각자를 스프레드시트의 셀처럼, 일람표의 숫자처럼, 교체 가능한 부품처럼 취급하게 된다. 이러한 산업의 변화와 발맞추어 '표준화'는 교육·의료·예술·산업 등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평균의 허구


많은 연구를 예로 들며 우리가 믿어온 평균이 사실은 전혀 맞지 않는 기준임을 보여준다. 평균은 그룹을 비교하는 경우와 일차원적 대상에 적용할 때 적절하다. 하지만 인간의 중요한 특성은 거의 모두가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표준화된 시험 상의 점수나 등급, 업무실적 순위와 같은 일차원적 수치로 평가할 수 없다. 아이들의 발달 연구, 뇌 스캔을 통한 뇌의 기억 활동 연구, 아이들의 학습 연구를 통해 개개인은 개개인 고유의 방식과 속도로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평균적인 방식과 방법은 맞지 않는 것이다.




평균 없는 사회


"우리는 개개인성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 한다. 인위적 기준에 순응할 필요 없이 자신의 고유한 본성에 따라 자기 방식대로 배우고 발전하고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바란다."



평균은 처음부터 맞지 않는 전제에서 나왔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단추를 끼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바로잡으려면 단추를 다 풀고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 평균이 기준이 될 수 없다. 개개인성을 기준으로 새로운 교육·산업·의료 등의 사회 전반의 체계를 새롭게 개편해야 한다고 작자는 이야기한다. 상상해본다. 개개인의 특성이 존중받고, 그에 맞는 교육을 받으며 직업을 갖는 모습을.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도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것이다. 몇몇 기업들이 구현하고 있는 개개인성이 존중받는 사내 문화가 더욱 많은 기업에서 적용될 것이다. 이것이 단지 상상에서 그치지 않으리라 본다. 변화의 시작은 현재를 바로 보고 문제를 명확하게 인지·이해함에서 온다. 이 책은 그 시작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 책과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이 '평균주의 사회'를 벗어나 개개인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고, 준비해나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