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줄다리기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축제 2026, 하나의 줄 하나의 마음으로 이어진다.

충청남도 당진에서 열리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 역시 이러한 공동체의 의미를 담고 있는 전통 민속 축제다. 기지시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것은 2015년입니다. 2026년은 등재 11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한 해라고 할 수 있다. 2026년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4월 9일부터 12일까지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과 기지시 마을 광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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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11주년을 맞아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기지시줄다리기의 기원은 조선시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상 교통의 요지였던 기지시 마을에서는 인근 마을 사람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고 줄을 당기며 국가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을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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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누구나 인연이라는 것이 있다. 좋은 인연도 있고 때로는 좋지 않은 인연도 있지만 사람은 살아가는 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은 보이지 않는 줄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줄다리기라는 놀이를 민속행사이자 공동체의 단합을 상징하는 문화로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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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시줄다리기는 합덕에서 기지시리를 거쳐 당진과 서산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기준으로 수상(水上)과 수하(水下) 두 편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국도의 남쪽을 수상, 북쪽을 수하라고 부르며 두 편이 줄을 당겨 승부를 겨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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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의미는 단순한 승패에 있지 않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보다 서로가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공동체의 마음이 담겨 있는 행사다. 줄다리기는 심판의 신호에 따라 진행된다. 첫 번째 신호에 줄을 잡고 두 번째 신호에 줄을 들어 끌어당기게 된다. 전통적으로는 북쪽의 수하 편이 승리해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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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기지시 시장이 쇠퇴하면서 줄다리기 역시 위기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1989년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가 조직되면서 전통이 다시 복원되고 활성화되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서도 줄다리기는 중요한 전통문화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문화는 서로 다른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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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캄보디아의 줄다리기는 테안프롯(Teanh Prot)이라고 불리며 크메르력 새해인 4월 중순 연휴 기간에 여러 마을과 사원에서 행해진다. 또한 줄다리기는 힌두 신화와도 관련이 있는 문화로 알려져 있다. 불로장생의 약을 찾기 위해 선신과 악신이 함께 긴 뱀을 잡고 우유바다를 휘젓는 ‘유교반(乳攪拌)’ 신화와 연결되어 줄다리기의 기원이 설명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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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를 앞두고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는 줄 제작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한다. 보존회는 지난 2월 25일부터 약 35일 동안 줄 제작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짚 6000단을 사용해 줄을 만들고 있다. 3월 말까지 매일 20여 명의 인원이 참여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먼저 작은 줄을 만든 뒤 이를 세 가닥씩 엮어 중줄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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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월 13일과 14일에는 약 500명의 마을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큰 줄 두 개를 제작했다고 한다. 완성되는 큰 줄은 암줄과 숫줄 각각 길이 100m이며 머릿줄과 곁줄, 손잡이 역할을 하는 젖줄까지 연결되면 축제에서 사용될 줄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줄은 4월 축제 기간 동안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당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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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하는 봄의 당진에서 열리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단순한 전통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하나의 줄로 연결되는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줄을 당기는 힘은 서로 반대 방향이지만 결국 하나의 줄로 이어져 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살아가지만 결국 하나의 줄처럼 이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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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봄, 당진에서 열리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그렇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전통의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렇게 암·숫줄 각 100m와 머릿줄·곁 줄·젖줄 등 축제 준비를 통해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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