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Oct 10. 2018

줄무덤 성지

청양의 명소로 자리 잡다.

청양에 있는 줄무덤 성지를 얼마 만에 가본 것일까. 몇 년 만에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예전에는 성지로 이어지는 길과 성당만 있었는데 지금은 성지 공원처럼 조성되어 청양의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당진의 해미성지나 솔뫼성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천주교 신자들은 탄압을 피해 산골로 숨어 들어가서 살았다. 그래서 상당수의 성지는 골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청양 다락골 줄무덤 성지는 충청남도 청양군 화상면 다락골길 78-6에 있는데 한 무덤에 여러 사람을 함께 묻었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 줄무덤이다.  대원군 집정 이후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심할 때 당시 홍주 감옥에서 순교한 교도들이 많았는데, 그 친척들이 야간을 이용하여 이곳으로 운구 암장하였다. 

다락골에는 소실된 인가의 흔적이 10개 정도가 잇는데 이는 천주교 집단마을로 마을 전체가 참화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건 신부와 더불어 최초의 유학 신부이며,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 신부(사제)인 최양업 신부(1821~1861)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37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묻히고 나서 모두 잊고 살다가 방윤석 베르나르도 신부에 의해 이 마을의 구전과 사료를 수집하여 현지답사를 계속한 끝에 1981년에 줄무덤이 한 군데가 아니고, 세 군데임을 밝혀내게 된다. 제1줄 무덤 서남쪽으로 밑으로 20m쯤 떨어진 지점에 10기의 제2줄 무덤이 있다. 제3줄 무덤은 제1줄 무덤에서 100m 떨어진 능선 너머에 위치해 있는데 13기가 있다. 이렇게 이곳에 있는 무명 순교자의 무덤 수는 모두 37기가 된다고 한다. 

이곳은 성물방이다. 단체로 사람들이 찾을 때 여는 곳으로 천주교와 관련된 물건들을 보고 구매할 수도 있다. 특히나 예수나 마리아를 그린 그림들이 눈에 뜨인다. 성물도 다양하다. 묵주부터 묵주반지, 묵주함과 주머니, 벽 고상, 탁고상, 부활초, 성탄용품 등 종류도 많다. 

묵주반지는 호수가 쓰여 있어서 자신의 손에 끼워볼 수 있다. 이곳에서 보니 묵주반지의 디자인이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글렌바인 회전, 큐리아 삼색회전, 로망 회전, 라반, 크로스바인 회전등 14K에서 은이나 18K까지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마리아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수태고지인데, 이것에 의하면 그녀는 나자렛에서 살고 있었고 요셉의 약혼녀였다고 한다. 고대 세계관에서 인간 부모는 그 사람이 진짜 인간인가를 판가름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었으므로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 어머니는 처음부터 예수가 인간임을 보증하는 사람이었다. 마리아가 예수를 잉태할 때 처녀였다는 '신약성서'의 주장에 따르면 여러 가지 추론을 할 수 있는데 거기에는 예수가 탄생할 때도 마리아는 처녀로 남았으며(virginitas in partu), 예수 탄생 후와 그녀의 남은 생애 동안 줄곧 처녀로 남아 있었다(virginitas post partum)는 교리도 포함되어 있다.

이제 줄무덤으로 가는 길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다락골성지가 있는 곳은 오서산의 산기슭으로 다락골로 올라가면 저 너머의 보령 명대골 계곡으로도 갈 수 있다. 다락골 인근에는 독골이라는 곳이 있으면 위쪽에는 수정 저수지와 화암 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부활은 죽음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부활을 생각하면 톨스토이의 부활이라는 소설이 연상된다. 소설 속 카튜샤 마슬로바는 떠돌이 집시와 여자 농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는데 매춘부로 타락한 뒤에도 카튜샤는 영혼의 밑바닥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잃지 않고 자신을 헌신짝처럼 버렸지만 바뀐 네흘류도프의 진실한 말에 마지막에는 성실하게 답하며 재기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들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