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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7. 2015

아우디 TT 3세대

이어지는 전설

스포츠카는 모든 남성들의 로망이다. 내 동생같이 겁이 많아 안전 지향주의로 가는 사람에게야 로망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한 번쯤은 스포츠카를 몰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가격 대비 가성비가 좋은 세단이나 SUV를 구매하고 다음 차를 구매할 때도 커진 모델을 구매할 뿐이지 취향이 달라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아우디 TT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발표된 아우디 TT 1세대는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작지만 강한 스포츠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TT라는 모델명은 영국의 조그마한 섬인 맨 섬(Isle of man)에서 유래되었다. 현재 맨섬은 거의 자치국가 형태로 운영되는 영국 왕의 소유지로 영국 내부부에서 관리는 하고 있다. 인구가 약 80,000명이 안 되는 그곳에서 남자들만의 바이크 레이스가 펼쳐졌는데 그 레이스의 이름이 바로 TT이다. 즉 그 정도의 힘과 야성미를 그대로 전승하기를 바랬던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우디 TT가 3세대에 이르러서는 마치 아이언맨처럼 변해버렸다. 초기의 아우디 TT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모델에 약간 반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군더더기 없이 똑 떨어지는 직선의 느낌과 헥사 그릴은 이 모델이 가지고 있는 그 힘을 그대로 보여준다. 1995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모텨쇼에서 콘셉트카로 처음 등장했던 아우디 TT가 20년 만에 3세대로 바뀐 것이다. 3년, 5년 단위로 확 바뀌는 국산차와 확실히 다르다. 

라이트 디자인을 보면 입체적인 느낌이 든다. 라이트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첨단을 달리는 느낌은 BMW, 벤츠, 재규어를 통틀어 가장 앞선 느낌을 주는 것이 아우디이다. 3D 라이트 디자인으로 강렬하지만 안정감 있는 느낌을 부여하고 있다. 

지금 모델의 디자인은 Dany Garand가 했지만 초기 모델의 프로토타입 디자인은 J Mays와 Freeman Tomas가 하고 지금 기아자동차를 조금 이상하게 만들고 있는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가 마무리했다. 굳이 TT의 전신을 따지자면 초기 콘셉트카가 나오기 4년 전인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동경 모터쇼에서 아우디는 Avus Quattro라는 콘셉트카를 출시하는데 그 모델을 상당히 참고했다고 한다. 


아우디 TT의 매력이라면 45 TFSI라는 강력한 심장을 들 수도 있겠지만 참고로.. 45는 4,500cc가 아니다. 이 모델은 2.0이다. 아우디 TT는 1세대 때도 그렇지만 유티크함과 함께 범퍼와 바디가 일체형으로 된듯한 혁신적인 디자인에 있다. 3세대 역시 TT와 로드스터, TTS라는 모델로 나오지만 초기에는 로드스터 모델은 없었다. 일명 뚜껑이 열리는 차인 TT 로드스터는 1999년에 처음 출시된다. 


전면의 라이트에서 보여준 독특한 3D 디자인은 후미등에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 보닛에서 똑 떨어지는 듯한 느낌의 디자인에 아우디의 대표적인 로고 4개의 링이 보인다. 직렬 4기 통 가솔린 직분사 터포 차저(TFSI) 엔진을 장착한 이 모델은 최대 토크가 35.7에 마력수는 무려 220마력이다. 아우디의 마크인 4개의 은색 링은 데카베, 호르히, 아우디, 반더러라는 독립적인 자동차 회사가 합병하여 만들면서 각 회사를 상징하는 은색 링이 네 개가 이어진 것을 상징한다.


아우디 TT의 실내로 들어왔다. 스포츠카라고 보기에는 조금 세단스러울만큼 운전자를 배려하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나 앞에 보이는 12.3인치의 LCD 디스플레이는 디지털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마음에 드는 옵션이다. 핸들에서 모든 것을 다 조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편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송풍구와 기능을 합친 버추얼 콕핏은  참마음에 든다. 꼭 필요한 기능인 에어컨이나 온도조절과 사용자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조그 다이얼 버튼은 너무나 편하다. 직관적인 기능이 들어간 버튼으로 편리함 그 자체이다. 


폭스바겐 그룹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다는 듀얼 클러치가 적용된 기어봉이다. 아우디는 자신들의 상표같이 S 트로닉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운전하다 보면 다이내믹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가볍게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상시 기분이 들떠 있다면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밟는 대로 나가준다. 그렇다고 해서 R8수준은 아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되어 있는 디스플레이로 사용자의 상태와 네비 그리고 속도와 정보를 모두 한꺼번에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네비만큼의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입차 네비답게 길을 알려주는 데에만 주력하고 있다. 


아무리 봐도 4인승이었는데 왜 2인승으로만 보험에 등록되어있는지 이제 알 것 같다. 뒷좌석에 사람을 태운다는 것은 6~7살 이내의 아이가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하다. 정말  꼴 보기 싫은 친구가 한 명 있다면 꼭 뒤에 태워보길 권해본다. 상식적으로 발을 넣을 수가 없다. 물론 앞좌석에서 좌석을 최대한 앞으로 당기면 되겠지만 그러면 운전을 어떻게 할까. 조수석을 당기면 되지만 두 사람에게 욕먹지 말고 한 사람에게만 욕먹는 것이 합리적이다. 

자 도로로 나와 밟아보기 시작했다. 역시 상당히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력 가속도를 느낄 만큼 퍼포먼스가 좋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과감한 드라이빙을 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아우디 TT의 트렁크 공간은 작지 않다. 뒷좌석을 모두 폴딩 하면 이런 공간이 탄생한다. 적지 않은 수의 골프백까지 넣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이 탄생했다.  중형 세단 정도의 공간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특히나 아무도 탈 수 없는 뒷좌석을 접으면 보드까지 실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스포츠카다. 


남다른 차라면 이렇게 주유캡도 남달라야 한다. 스포티하면서도 아우디 TT만의 주유캡 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R8보다 더 예쁘다. 


사실 아우디 TT 3세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 적이 있다. 11월에 정식 출시가 되었지만 이미 어벤저스 2에서 등장했다. 한국의 도심 자동차 추격씬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트럭에 올라탈 때 잠깐 협조차 등장한다. 아우디 TT를 실제 운전했을 때의 느낌은 초반에 저속에서는 엉덩이가 좀 묵직하게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 순간 토크를 올릴 때 흔들리지 않은 핸들링과 고속에서의 안정적인 커브 링은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주행성능을 보여주었다.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의 디테일과 성능까지 사로잡은 느낌의 차가 아우디 TT 3세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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