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옥룡동 은개골 유적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쉽게 하는 일을 잘하지 않는다. 이것은 아집이나 생각에 갇힌 것이 아니라 생각한 선을 선택한 것이다.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해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은 나 또한 하지 않는다. 이는 시비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옳은 것에 나아가는 것뿐이다. 옳고 그름이 선택해야 할 때가 있고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명확하게 표현할 때가 필요하다.
주말에 찾아가 본 공주 옥룡동은개골 유적을 걷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작년에 조성이 완료되어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었기에 외지인들은 거의 알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산성과 공주의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의 안쪽으로 들어와야 은개골 유적으로 갈 수 있는데 접근성은 좋은 편은 아니다.
이곳은 2009년 은개골의 역사경관을 회복하기 위해 은개골 일원 19필지를 문화재구역으로 편입, 2016년까지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은개골 정비사업에 총 20억 원을 투입, 백제시대 건물지, 나무방식창고 등이 확인된 지역에는 유적 위치표시, 문화재 안내판 설치 등 유적공원으로 조성하였다.
2017년에는 발굴조사를 실시해 백제시대 나무방식창고(목곽고)1동, 움집4기, 기둥식건물2기, 움터(수혈유구)2기, 고려시대 골덧널무덤(석과묘)3기, 주춧돌(초석)건물1동, 조선시대 움무덤(토광묘)1기 등 총 43기의 유구가 조사되었다고 한다.
공산성 은개골 역사공원은 적당한 구배를 통해 아래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유적지에서 어떤 유물들이 발굴되었는지 확인하면서 돌아볼 수 있는 생태공원같은 곳이다.
은개골은 사적 제12호 공산성과 충남 기념물 제99호 옥녀봉성 사이에 위치한 지역으로 불법 건축물 및 불법 영농시설 등으로 공산성의 역사경관을 저해하는 지역이었다가 자연 지형을 활용해 사계절 꽃단지 사계원과 작은 수목원, 개울, 특히 공산성과의 연계성 강화를 위해 은개골에서 공산성을 갈 수 있는 탐방로 3곳을 개설하며 공주의 한 여행지로 재단장되었다.
지금이야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무언가를 함께 묻지 않지만 과거에는 당시의 역사상을 알 수 있는 많은 유물을 묻었기에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해 두었다. 죽어서도 무언가를 소유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보다 죽어서도 그 세상에서는 지금의 삶이 이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공주역시 구도심이 있고 저 강 건너편에는 신도심이 있다. 은개골 역사공원이 있는 옥룡동은 구도심으로 2020년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공산성 어울림센터 조성과 공산성 은개골 정비,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등 총 24건의 사업이 추진되는데 노후 주택개량 및 주민 편의시설 확충으로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2021년까지 4년간 국비 149억원을 포함, 총 33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은개골이라는 곳은 예로부터 불려 오던 골짜기의 한 이름이다. 공산성의 두 봉우리 사이를 개울물이 흐르는 형상을 하고 있는 곳으로 백제 시대에 호남으로 통하던 작은 나루터가 있었는데 공주에 살던 사람들은 은개나루라고 불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