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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0. 2021

Let it be

예산 예당호를 거닐어보다.

비틀스의 대표곡이면서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노래 Let it be는 그 멤버들 간의 불화 속에 해체되기 직전 발표된 노래다. 멤버 중 한 명의 꿈에 어머니가 영감을 주어 만들었다는 노래의 의미는 그냥 놔두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TV 방송 중 정글의 법칙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사는 우리들은 정글과 같은 환경에 놓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물론 방송의 진실성도 의심되기는 하지만 확인되지 않는 야생의 동식물을 먹는 자체가 상당히 거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왜 가축을 사육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양식할까. 안정적으로 공급을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다양한 바이러스나 미생물에 오염되지 않는 안전한 식거리를 먹기 위함이기도 하다. 왜 확인되지 않은 야생의 동물을 먹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관리되지 않는 야생의 동물은 말 그대로 바이러스 덩어리일 뿐이다. 그냥 그 동물들은 그냥 그대로 놔두지 않고 먹으면서 자꾸 자연에 간섭을 하니 요즘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예당호에는 중앙 생태공원이 조성이 되어 있다. 꼭 필요하다면 자연 속으로 모험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보통은 굳이 자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냥 생태만 보는 것으로 족한 것이다.

해가 저물어갈  예산의 예당호를 찾아와 보았다.  시간에 오면 물그림자가 아주 진득해서 좋다. 어릴  아버지는 건강(?) 위해서인지 취향이 독특해서인지 몰라도 이상한 것을 자주 드셨. 문제는 본인만 먹으면 괜찮은데 자식들에게 할당을 해서 억지로 먹이기도 했었다.  

비릿하고 맛도 없고 왜 먹어야 하는지 당위성도 납득이 되지 않는 그런 이상한 식재료를 날로 먹은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기도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여행에서 인생이라는 길의 가능성을 더 찾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는 자기 확신같은 것이랄까.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 토르 Homo Viator(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라고 했다. 어떤 의미에서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저렇게 길은 여러 갈래로 계속 바뀌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내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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