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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5. 2015

영화 암살

독립운동가들은 느와르 주인공인가? 

이름좀 있다고 하는 배우들을 모두 한 바구니에 담아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오션스일레븐 시리즈라고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실상 그런 스타일은 러브 액츄얼리가 먼저라고 볼 수 있다. 장르가 액션이 아니어서 그렇지. 아무튼 한국에서 제작되는 독립과 관련된 영화를 보면 가볍던가 지나치게 독립군은 미화한다. 근대 자본주의로 변화의 요구가 거세질때 조신의 지식인들은 몸을 사리고 입을 닫았다. 정순왕후 김씨때부터 시작된 외척가문을 중심으로 한 세도정치를 무너트리지 않는 이상 조선의 미래는 없었다. 무엇이든지 적당한 시기가 있다. 암살로 세상을 바꾸려 했다면 당시 세도가들을 암살하는 것이 리스크도 줄이면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었던 때이다. 가만히(소수가 바꾸려고 헸겠지만) 있다가 때를 놓친 조선은 일본에 의해 강제로 점령당했다. 그리고 소위 지식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 분노를 일본인을 향해 발산하게 만들었다. 


해방후 우리는 그냥 가만히 당하는 민족이 아니라는 증거가 필요했다. 그결과  주요 일본 요인이나 친일파를 처단했던 한인애국단이나 의열단의 활동이나 이봉창의사, 윤봉길의사등의 사례가 영웅으로 부각되었다. 우리에게 남겨진 독립운동의 기억은 이렇게 단편적이다. 3.1운동같은 비폭력 운동과 의열단과 같은 폭력운동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중에 영화의 소재로 그리기에 딱 좋은 것은 암살같은 임무를 수행했던 한인애국단이나 의열단같은 조직이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에 담겨진 배우들은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조진웅, 이경영, 오달수, 조진웅등으로 연기좀 한다는 배우들 상당수가 참여했다. 이들의 목표는 영화의 제목처럼 주요요인의 암살이다. 독립을 위한 수단으로 암살을 선택했던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압박으로 인해 근거지를 항저우로 옮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김구와 김원붕은 조선주둔군 사령관 가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인 강인국을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경무국 대장 염석진은 조직을 구성하는데 저격수 안옥윤과 주상욱, 황덕삼을 중심으로 암살특공대를 구성한다. 이들을 죽이기 위해 킬러라는 하와이 피스톨과 영감은 경성으로 향한다. 

암살은 어디선가 봤음직한 설정들이 나온다. 암살이 소재이니만큼 코믹한 요소보다는 묵직함을 넣으려는 시도가 보였다. 그속에 이들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느와르 같은 느낌을 부여했다. 캐릭터들은 다들 자신만의 사연이 있다. 데라우치 총독 암살을 시도했을 정도로 애국청년이었지만 동지들을 함정으로 내모는 염석진이나 친딸을 향해서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매국노인 강인국조차도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다. 

홍콩 느와르에 나왔던 배우들처럼 암살의 배우들은 모두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들 전설적인 킬러이며 암살자들이다. 인간 능력의 최대치를 지닌 어벤저스 팀같다고 해야 하나. 독립투사의 탈을 쓴 느와르의 주인공들은 마지막 10분에 모든것을 쏟아 붓는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30년에는 일본의 민족 말살 통치를 시작했던 시기였다. 민족성을 말살하여 전쟁에 필요한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기간으로 문화 통치에 이어 일본의 한반도 지배 전략이 완성기에 이르던 때였다. 우리는 역사를 드라마와 영화로 배우는 듯 하다. 영화 암살은 개개인의 사연에 의해 이끌어가고 있다. 대한제국을 독립시키기 위해 움직였던 독립운동이 거대한 숲이라면 암살등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나무다. 암살은 나무는 그렸을 망정 숲은 보지 못한 느낌의 영화다. 


영화 암살을 이야기 했는데 왜 러브 액츄얼리가 보고 싶은건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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