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찍어도 좋은 옥천 이지당
어쩌면 행복이란 자신이 느꼈던 평온함이라던가 새로운 시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은 항상 보던 것에서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찾지 못하면서 그렇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어릴 때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즐거움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찾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것이 하나의 경험으로 뭉뚱그려지는 것이다. 시간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려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각을 키워야 한다.
올해 여름에 이곳을 가보려고 했지만 긴 장마로 인해 이 길이 물에 잠겨 가보지 못했다. 물이 빠지고 나니 다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다. 공자가 말했던 시기보다 우리는 더 오래 살고 있다. 30세에 한 분야에 전문가로 자립한 이립은 오늘날에는 40세에나 가능할지도 모른다.
사회는 빨리 변하는데 자리잡기 위한 시간은 점점 뒤로 늦추어지고 있다. 10년마다 그 의미를 정한 것은 10년 단위로 미래를 계획해야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년에 한 번 가을이 이렇게 내려앉지만 자기 위안에 눈 깜짝할 사이에 중요한 10년이라는 시간을 그냥 흘러 보내고 만다.
이지당 앞을 흐르는 물은 고택에 풍광을 더해주며 왜 이곳에서 우암 송시열이 머물렀는지를 알게 해 준다.
이지당에는 조헌의 친필인 각신 서당의 현판을 비롯하여 이지당기(二止堂記)·이지당강학조약(二止堂講學條約)·조헌의 친필운(親筆韻) 등이 남아 있는 이지당에는 송시열의 친필인 이지당의 편액도 남아 있다.
사람은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데 근심이 있다고 한다. 미래를 위해 잘 만들어진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오늘이 조금 힘든 삶이라고 해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 미래의 꿈이 현재를 밝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옥천 이지당에는 2층으로 된 누각이 있는데 조심스럽게 그곳으로 올라가 볼 수 있다. 석축 기단 위에 정면 7칸, 측면 1칸의 목조와가(木造瓦家) 팔작집으로 중앙 3칸은 대청이고, 양쪽 2칸은 거실로 되어 있는데 간단하게 피크닉 준비를 하고 이곳에 오면 나름의 운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완전히 추워지기 전에 잠시 떠나기 싫어하는 가을을 누려보았다.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이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 인생에 방향이 없다면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갈 수 있는 곳에 간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암 송시열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동춘당 공원의 동춘당 송준길에 대한 주제로도 이어졌다. 이제 단풍이 모두 떨어지고 나면 푸르름을 보여주는 것은 소나무뿐이다.
물가로 내려가서 이지당을 올려다보았다. 선비들이 좋아했던 소나무의 푸르름이 돋보이는 것은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준비를 여름부터 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족한 것이 없을 것 같은 시기에 준비를 한 사람과 준비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곧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