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바다를 이어가는 길
머무르지 않고 어딘가로 움직이는 것이 올해의 트렌드가 되어 버렸다. 경기도 화성은 주거지역의 확장으로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바다에 면해 있는 면적이 적지 않은 지역이기도 하다. 바다의 어촌마을 단위의 체험도 있지만 올해는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미군의 사격장이 있었으며 옛날 궁에서 관리한 땅이 많아 ‘궁평’ 혹은 ‘궁들’이라 불렸던 궁평리에서 위쪽으로 올라오면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이 나온다.
2019년만 하더라도 바지락도 캐고 머물고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왔지만 올해는 한 달 남짓을 남긴 2020년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있었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시는 담당자에 의하면 체험 대신에 걷는 여행에 대한 가을 감성을 전달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일명 소금길이다.
다른 지역보다 넓은 갯벌을 자랑하는 백미리 체험마을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것은 조개지만 망둥어나 고둥, 칠게도 많이 잡힌다고 한다. 칠게를 잡아서 소금과 간장 등에 잘 절여서 고추장 양념하면 그만한 맛도 없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은 가을에 일상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 해풍에 강한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바다에서 나오는 소금은 요리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것을 안다. 간장, 된장, 고추장과 같은 장의 맛도 소금에서 시작이 되며 김장 같은 요리를 할 때도 소금으로 어떻게 절이느냐에 따라 숙성이 달라진다. 화성 백미리 어촌체험마을과 궁평항, 매향리를 이어가는소금길은 생명의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화성의 바다를 보면서 걷는 경기만 소금길 13구간은 백미리 어촌체험마을-궁평 해안사구·궁평항-매향리 선착장-화성방조제로 이어지는데 약 14km의 구간이다.
어촌체험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체험보다는 캠핑이나 차박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화성시 전체를 생태계 그 자체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화성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다. 바다와 호수, 갯벌이 있고 일대는 전국 제일의 염전이 형성돼 있었다.
물이 빠져나가고 나면 언제 바다였는지도 모르게 멀리까지 땅이 연결되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규모 주택단지가 건설되는 화성의 다른 지역과 달리 어촌마을인 백미리 마을은 가난한 마을이었다고 한다. 2004년부터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면서 백미리는 어촌을 체험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왔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한다. 백미리 마을은 지난 2016년 어가 공동체 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수산물의 출하·유통·가공·수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업적 경영조직을 설립하고, 수산물 가공공장도 준공하였으며 '백가지 맛 백가지 바른 먹거리 바다 백미'라는 브랜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환경과 관련된 산업은 얼마 전까지 돈이 되지 않는 산업이었지만 흐름이 바뀌어서 미래를 만들어내는 산업으로 변모를 해가고 있다고 한다.
백미리 마을과 같은 곳의 산업구조의 변화는 기존 사업의 쇠퇴와 동의어가 아닌 새로운 산업의 기회를 만들며 수산물 가공, 유통, 관광, 숙박 등 1~4차 산업을 한 데 담아 국내 수산업 6차 산업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어획량의 감소로 사람들이 떠나갔던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에는 귀어하며 돌아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환경과 생태의 소중함을 공감하면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꿈이 같이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