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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3. 2016

서해안의 주꾸미

무창포와 마량포에서 들려오는 봄의 소리

봄꽃이 만개하기 시작할 때 서해안에서는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주꾸미가 주인공이 된다. 주꾸미. 도다리 축제가 열리는 무창포는 1년 내내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그 광경을 보려고 찾는 곳이다. 낙지와 비슷하게 생긴 것 같지만 묘하게 다른 느낌의 주꾸미는 몸통에 알이 꽉 차 있어서 미식가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겨울이 갑자기 떠나버리고 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따뜻해진 날씨 덕분인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 무창포 해수욕장을 찾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주꾸미는 보통 여름이 되기 직전에 산란을 하는데 봄에 산란을 하기로 한 알을 품고 있어서 그 맛이 참 좋다.  


주꾸미는 1년을 사는데 수심 10m 정도 연안의 바위 틈에 서식한다. 머리라고 부르는 부위는 몸통으로 그 속에 알이 꽉 들어차 있는데 삶으면 찐쌀처럼 쫀득해진다. 무창포에서 파는 주꾸미는 국내산으로 보통 갈색과 회색을 띤다. 주꾸미는 그물로 잡는 것보다 소라껍데기를 이용하여 잡는 주꾸미 주낙이 더 많이 사용된다. 주꾸미 주낙으로 잡은 주꾸미는 씨알도 굵고 싱싱해서 더 맛이 좋다. 


무창포가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서천군의 마량포에서도 주꾸미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마량포와 연계되어 축제에 볼거리를 제공하는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서천에 위치해있어서 충청도에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동백나무 숲이라고 볼 수 있다. 8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8,150평방미터의 면적에서 자라고 있는데 차나무과에 속하는 동백나무는 키가 7m까지 자라는 난대성 상록활엽수로 이곳의 동백나무는 강한 바람 때문에 키가 2m 내외이다. 


마량항의 끝으로 갈수록 주꾸미 요리 중심의 먹을거리 장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봄의 별미라는 주꾸미를 맛보기 위해 가족, 연인, 친구들 단위로 축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주꾸미는 샤부샤부로 먹으면 아삭 거리는 식감과 몸통에 가득히 들어 있는 알로 인해 봄철 최고의 스테미너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싱싱한 주꾸미를 각종 야채가 들어간 탕에 넣어 샤부샤부 해서 먹는 맛은 사각거리는 느낌의 맛이 너무 좋다. 봄만 되면 주꾸미가 생각나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게다가 봄에는 주꾸미가 몸에 알을 품는데 그것을 쪄서 먹으면 마치 쫀득한 밥을 먹는 느낌이 든다. 


살짝 데친 주꾸미와 그 통통한 몸에 담긴 알을 먹으면 몸까지 건강해진다. 오래 삶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끓는 물에서 1분 정도로 살짝 데쳐 먹어야 맛이 더 좋다. 몸통은 푹 익혀 먹어야 알이 제대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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