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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2. 2021

서민의 그릇

전통 예산 옹기를 만드는 사람

지금은 전통적으로 그릇을 만드는 곳이 거의 없어지고 기업화되면서 특정 브랜드에서 생산하는 그릇세트를 구입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최근에는 옹기라던가 유기그릇을 사용하는 집이 많이 없어졌다. 수요가 많이 없어진 이유로 인해 옹기나 유기그릇을 사용하는 집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장이나 김치를 보관하는 용도로 옹기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숨을 쉬기 때문이다. 

충청남도 예산에는 전통으로 옹기를 제작하는 대한민국 명장이 있다. 옹기(甕器)는 삼국 시대 이전부터 만들어 쓴 것으로 짐작되는 서민들의 그릇이다. 말 그대로 흙이 다른 형태로 탄생하는 연금술사와 비슷하다. 

옹기는 숨구멍 역할을 하는 원형 조직이 공기 중에서 젖산균과 대장균을 억제하는 기공을 끌어들이며 옹기는 깨지면 바로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이다. 아주 편하게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자연에서 분해가 되는데 몇 백 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자연과 닮아 있다. 

충청남도에도 홍성이나 저 아래에 가면 강경에 젓갈을 팔기에 소금과 젓갈을 공급하는 길목으로 옹기는 새우젓철과 김장철에 많이 팔리기도 했다. 물론 지금 그곳에 가면 옹기를 파는 곳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예산의 명장이 옹기를 만드는 곳은 옹기마을로도 불리고 있다. 옹기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제 몸속에 습기가 있으면 숨을 내쉬어 밖으로 뿜어내고 몸이 건조해 습기가 부족하면 숨을 들이마셔 습기를 조절하는 장점이 있다. 

대한민국 옹기공예부문‘명장(名匠) 1호’이신 황충길(黃忠吉,61) 명장은 17세 때 가업을 이어받아 처음으로 흙을 만지면서 힘든 길을 걸었다. 그렇지만 21세기 들어서  웰빙(Well-being) 바람이 불면서 인체에 무해한 용기로서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전통옹기가 소비자들의 오랜 외면에서 벗어나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곳은 옹기박물관을 조성해둔 곳으로 운두가 높고 중배가 부르며 키가 큰 것은 '독'과 위아래가 좁고 배가 부른 것은 '항아리'부터 우리 민족의 고유한 생활풍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전통옹기는 곡식을 저장하고 식품을 보관하는 독과 항아리, 물동이, 양념단지, 시루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옹기는 둔탁하면서도 이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구입하고 싶은 세트들이 보였다. 이곳에 전시된 것들은 파는 제품들이다. 

옹기는 장이나 김치 등을 담가 두는 큰 항아리를 연상하는데 다양한 형태로도 만들어져 있다. 특히 탄소중립에 옹기만 한 것도 없다. 옹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탄소 알갱이와 잿물 유약은 쌀이나 보리 등의 씨앗을 넣어두어도 다음 해까지 썩지 않게 하는 방부성의 효능이 있는데 탄소를 간직하게 된다. 

쉽게 버리지 않는 그릇을 사는 것이 가장 자연친화적이다. 1회 용품이 편하기는 하지만 가격대가 있는 것을 사게 되면 쉽게 처분하지 않기에 간직하게 된다. 

플라스틱 자체는 현대사회에 자본주의를 극대화한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환경에는 큰 문제를 만들어냈다. 특히 코로나19에 음식 주문이 많아지면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옹기의 가치는 자연과 같이 생존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인간은 지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 잠시 거주하는 세입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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