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사람이 여러 관점으로 바라보고 통찰력을 가지는 것은 많은 것을 보고 만져보고 직접 경헝해보는 것이다. 한국은 과연 그러한가. 그래도 공부로 좋은 업을 갖추는 것 중에 사시(지금은 없어졌지만), 행시, 외시 정도가 있다. 그 시험을 합격한다는 것은 관련업에서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적인 기본 관문을 통과하는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들이 정치나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을 누리려고 특권의식을 가질 때 생겨난다. 삶의 철학적인 관점은 그런 기술적인 지식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 많은 지식인이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유배 과정에서 많은 저술을 남겼으며 열린 눈을 가지게 되었다. 왜 고난은 사람에게 남다른 능력을 부여할까. 영화 자산어보는 흔히 알고 있었던 정약전의 저서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백성들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였다.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은 시대의 실학자였으며 지식인으로 큰 역할을 했지만 정조 사후에는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형제들이다.
자산어보는 두 남자의 이야기이자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유배길에 오른 ‘정약전’의 복잡한 심경 속에 흑산도 사람들과 동화되어 섬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바다 생물에 새롭게 호기심을 가지는 모습을 책 속에 담았다. 정약용이 유배 가서 머물던 곳을 가본 적이 있는데 영화 속에서 정약전이 머물던 가거댁과 비슷한 느낌이다. 대청마루와 그 주변을 고즈넉하게 감싸고 있는 마을 풍경은 당대 민초들의 삶의 공간을 표현함과 동시에 그곳에 유배 온 조선시대 선비의 풍류가 있었다.
창대는 흑산도에 살면서 뱃사람으로 살아왔지만 어릴 때부터 공자, 맹자 등을 읽으면서 벼슬길에 나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흑산도에 있으면서 그는 세상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양반의 서자로 태어나서 신분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가 부탁을 한 후 드디어 벼슬의 첫걸음을 했지만 그에게 기다린 것은 조선 후기의 탐욕스러운 양반과 그 아래의 탐욕스러운 사람들뿐이었다.
자산어보는 흑백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바닷속에서 삶의 이야기를 잘 그렸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흑산도라는 좁은 섬에서 살던 창대는 밖의 밝은 세상을 꿈꾸었지만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그는 근본적인 배움의 가치를 지향하고 지식은 크고 맑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작고 소중한 것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