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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거울

맑은 색을 찾는 것은 옥과 같은 꽃(玉花)

거울아~거울아~라고 부르면서 누가 미인이냐고 물어보지 않아도 마음의 거울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비추어주고 있다. 거울 혹은 초상화를 연상할 수 있는 작품은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유일한 장편소설 속의 화가 버질이 20세의 청년 도리언에게서 최고의 미를 발견하고 정성을 기울여 초상화를 완성을 하는 것에서 시작을 한다. 자신 속에 있는 마음의 흉측함을 숨긴 채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초상화에 모든 노화와 흉측함이 담기게 만든다. 자신의 모습이지만 그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감추어두고 보지 않으려고 한다.

청주에는 괴산만큼 큰 계곡은 아니더라도 멋스러운 계곡이 자리하고 있다. 일명 옥과 같은 꽃이라는 이름의 옥화라는 지명의 이름을 담은 계곡이다. 옥화리는 지명의 이곳에서 흐르는 물은 한강까지 흘러들어 간다. 설마 청주에서 시작되는 물이 한강으로 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강의 상류다.

옥화의 이름을 그대로 딴 자연휴양림도 있다. 자연휴양림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캠핑장부터 펜션까지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2022년을 어떻게 작심삼일로 끝내지 않을까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999년 8월 2일 개장한 옥화 자연휴양림은 청주-속리산 간 도로변에 있어 접근이 편리한 장점이 있는데 휴양림 내에는 통나무집, 벽돌집, 야영장 등 숙박시설과 함께 등산로, 자전거 도로, 체육시설, 강수욕장 및 물놀이장 등 각종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이런 곳에 오면 힐링을 하면서 쉬는 것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된다. 옥화 자연휴양림을 갔다면 옥화라는 이름에 걸맞은 절경을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멋들어진 풍광을 만들어낸다.

쭉 뻗은 도로를 올라가다 보면 양쪽에 다양한 형태의 숙박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휴양림 내 숙박시설 및 부대시설 이용을 원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건물의 형태도 살펴보고 어디서 고기를 먹으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도 미리 상상해본다. 역시 야외에 나가서 가장 좋은 것은 먹는 것이다.

평일에 사람이 없을만한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주변에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 이런 느낌으로 여행을 하는가란 생각도 해본다. 혼자이지만 중얼거리면서 돌아다니다 보면 누군가가 있는 것만 같다.

자 이제 물줄기를 휘어 감아 흐르면서 절경을 만드는 곳을 찾아가 본다. 사람의 생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시간의 기억 속에 만들어진 자연의 절경들이다.

누군가는 물을 보면 무섭고 두렵다고 하지만 모든 것은 어떻게 마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의 거울은 자신이 보는 만큼 그리고 두려워하는 만큼 상대를 그렇게 보이게 만들어준다.

달빛이 맑은 물에 투영되어 마치 하늘을 비추는 거울 같다고는 천경대는 바로 이곳이다. 달빛이 비칠 때까지 있어보려고 하다가 배가 고파 그냥 둘러보는 것으로 대신해본다.

이곳에는 물수제비를 하기 위해 적합한 돌들이 너무 많다. 잘 다져져서 납작한 돌 투성이다. 힘들여 찾을 필요가 없다. 이날 최고로 많이 튕긴 횟수가 10회를 넘은 듯하다. 혼자서 던져놓고 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한다.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코레일 관광개발은 청주시와 ‘옥화구곡 관광길 생태문화체험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옥화구곡 관광길’은 총 14.8km의 자연문화길로 다양한 생태자원과 함께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옥화대다. 두 개의 정자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겨울이라서 아래의 풍경이 잘 보이지만 카메라의 화각에는 잘 나오지는 않는다.

옥화 9 경이 자리한 미원면이라는 지역은 말 그대로 '쌀'과 '안'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미원면의 옥화 9경은 조선 중기의 학자 이득윤(1553~1630)이 낙향한 뒤, 달천(감천) 주변 옥화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1곡부터 9곡까지 설정한 데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곳의 지층은 억겁의 시간을 품고 있을 퇴적암의 절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옥화다. 청주에서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몰라봤다.

문득 마을을 지나가는데 같은 어미에게서 낳은 듯한 강아지들이 건달 같은 걸음걸이로 필자를 쫓아온다. 가만히 손만 내밀면 오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멈춰 선다. 검은색의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사진을 보면 마치 세 마리의 강아지가 도전하듯이 오는 것처럼 보인다. 앞서 말했던 소설의 결말은 해더 머튼이라는 순박한 처녀를 알게 되면서 악행을 후회하면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 했던 도리언은 이미 늦어버린 인생의 추악함에 자신이 죽게 된다. 마음의 거울을 직면하고서야 스스로의 진가를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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