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삼박자

경험, 볼거리, 먹거리가 있는 구미 무을저수지와 수다사

어떻게 보면 삶의 모든 것은 박자가 맞아야 된다. 박자가 맞지 않으면 모든 것이 어색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미완성이 된 것처럼 뒤끝이 개운치가 않다. 춤을 출 때도 악기를 연주할 때나 운동을 할 때도 모두 박자가 맞으면 어울려 보이지만 박자가 맞지 않으면 뭘 하는지도 모르게 보이기도 한다. 일상에서도 그렇다. 뭘 해도 박자가 맞으면 소소한 것도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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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먹는 음식으로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내는 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 살얼음이 살살 얼어 있으면서도 국물이 자극적이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 열무김치가 얹어진 열무국수는 부담이 없는 음식이다. 구미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이 음식점은 열무국수를 하나 먹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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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의 장점은 후루룩 쉽게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후루룩 먹다 보면 어느새 면은 다 먹고 나서 남은 국물을 더운 여름을 잠시 잊어볼 요량으로 마시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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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깔끔하기는 했지만 열무국수는 살짝 아쉬운감이 든다. 저녁에 맛있는 것을 먹을 생각을 하고 우선 구미 무을저수지를 돌아본다. 보이는 것이 모두 손에 잡힐 것 같이 명확해 보이는 날이다. 지난밤에 잘 때는 꿈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무채색의 여인의 모습 뒤에 다양한 색깔의 채색이 뒤에 있었고 여성의 손위에는 화려한 색깔의 나비가 앉아있는 그림을 그리다가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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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을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수지중 하나로 걷기에 좋은 길을 옛 기록인 한국 지명 총람에는 ‘물골’의 이름을 따서 무을동면이라 하여'가 기록되어 있어 무을면의 유래가 ‘물골’에 있고 ‘물골’을 음차 및 훈차 표기하여 ‘무을동(無乙洞)’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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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을저수지는 날이 좋을 때 오면 좋은 곳이지만 그늘이 없어서 양산 같은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수단도 같이 강구하는 것이 좋다. 손에 들고 다니는 선풍기도 가지고 다니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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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을저수지의 위쪽으로 가면 구미 수다사가 나온다. 구미 수다사는 신라 문성왕 때에 진감국사(眞鑑國師) 혜소(慧昭)가 연악산 봉우리인 미봉(彌峯)에 백련(白蓮) 한 송이가 피어있는 것을 보고 절을 짓고 처음에는 연화사(淵華寺)라 부르기도 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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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사의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과 명부전, 요사채 등이 있으며, 대웅전 안에는 1185년에 각원이 조성한 아미타불좌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967년(광종 18)에는 화재로 인해 극락전과 청천료(淸泉寮)를 제외한 모든 건물이 소실되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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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우거진 수다사는 산림욕장과 함께 있어서 여름의 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는 선산부사 정경달(丁景達)과 사명대사가 이곳을 거점으로 하여 승병과 의병을 집결하여 왜군들과 맞서 싸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평화롭기 그지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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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피면 늘 하나가 지며 너무나 아름답고 생기가 넘쳤던 시기도 결국 지나가게 된다. 그렇게 지나가다 보면 시간이 지났구나 하며 아름다움이 지나간 것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간 모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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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면서도 알록달록한 무늬를 가진 배롱나무의 목질 표면은 절집의 정갈함이 구미 수다사의 배롱나무다. 조선 영조시대에 수다사에서 정진하던 승려 정재진이 꿈에 도깨비들과 놀고 장난친 일과 구전 내용을 가락으로 만든 무을풍물(舞乙風物)놀이가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되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고 하는데 필자의 어제 꿈도 그렇게 생생하다. 오늘은 삼박자가 좀 맞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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