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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5. 2016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진실된 삶은 기적을 만들어 낸다.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을 감상한 관객들은 아마도 세월호를 연상할지도 모른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세월호 선장과 항공기의 기장 설리와의 태도는 정반대에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극명하게 갈린다. 작은 차이처럼 보였지만 결과를 보면 엄청난 차이를 초래했다. 무엇이 달랐을까? 왜 설리는 155명을 모두 구해낼 수 있었고 세월호 선장은 수백 명을 수장시켰던 것일까. 어떤 사람은 국가 재난방지 시스템을 탓하고 어떤 이는 세월호 선장을 탓하기도 한다. 필자는 그 차이는 삶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행동했을 단 한 명만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수장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구조대를 비롯하여 해경들은 모두 지휘 시스템만 쳐다보고 있었다. 비록 자신의 입지가 난처해지더라도 혹은 일자리를 잃더라도 행동할 만큼 용기도 없었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없었다. 이 모든 사람이 모여 세월호의 비극을 만들어냈고 진실된 삶을 살았던 설리는 거의 완벽한 상황판단을 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힙을 합쳐 기적을 만들어냈다.  삶을 대하는 아주 작은 차이가 쌓여 엄청난 차이를 만든 것이다. 


2009년, 208초간의 비행, 탑승자 155명의 전원 생존


승객들을 태우는 비행기가 불시착하면서 단 한 명도 죽지 않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런 불가능한 일을 해낸 설리는 어떤 사람일까.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모든 기록을 검토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영원히 알 수 없는 미지수는 바로 설리였다고 한다. 그 질문에 설리는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같이 했다고 답을 한다. 


영화는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청문회를 앞둔 설리의 기억을 다시 리뷰하는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시작한다. 라과디아(미국에서 인권으로 유명한 판사의 이름을 땄다) 공항을 떠나 정상궤도로 올라기도 전에 갑작스러운 버드 스트라이크(새와 비행기가 충돌하여 발생하는 사고로 미국에서만 일주일에 두 번 꼴로 일어난다.)로 비행기가 좌측, 우측 엔진이 모두 나가버린다. 엔진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다시 라과디아 공항이나 뉴저지에 있는 스튜어트 공항으로 갈 수 있겠지만 고도도 낮고 비행속도도 충분하지 않았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설리는 진실된 삶을 살았던 경력만큼이나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 그것은 허드슨강에 불시착하기로 한 것이다. 

설리는 최선의 결정을 했고 155명 전원을 살려냈다. 그러나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비행기의 기록에서 좌측 엔진의 추력(자동차는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여 굴리기 때문에 마력이라고 하지만 비행기는 엔진의 힘을 뒤로 뿜어내며 날아가기에 추진력을 사용한다.)이 일부 살아 있다는 데이터를 찾아낸 것이다. 굳이 승객들을 위험헤 처하게 할 불시착을 시도하지 않아도 공항으로 회항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버드 스트라이크가 있을 때 비행기의 엔진의 일부만 보여주고 그 상황은 기장인 설리와 부기장인 제프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한다. 


히어로로 주목받으면서 언론의 이목을 끌었지만 정작 설리는 사람들을 살렸다는 것에만 큰 의미를 두었다. 최적의 시뮬레이션으로 청문회는 라과디아 공항이나 스튜어트 공항으로 갈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그것은 버드 스트라이크가 일어나는 순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회항을 결정했을 때 극적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즉 이미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측하고 최적의 루트를 통해 회항을 생각했다는 것으로 이미 무의미한 시뮬레이션이었다. 

필자는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을 보면서 설리가 155명을 전부 구해내고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나간 후 마지막에 나가는 것이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가슴에 와 닿은 것은 설리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만든 진실된 삶이다. 


적게 일하고 많이 받는 것을 좋아하고 일하지 않고 나오는 임대소득(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건물 등을 매입해서 받은 정당한 대가라고 생각하겠지만)에 목을 매는 현실에 과연 설리 같은 기장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을까? 한국의 직장인들(특히 공무원) 중 무사안일주의에 빠지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고의 순간 누군가는 자신의 안위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설리는 자신의 안위가 아닌 기장으로서 승객의 안위를 먼저 우선시했다. 항공 관련 조사로 투잡을 하던 그가 이 일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리는 그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리고 그의 노하우를 제대로 살려 사람들을 모두 살려냈다. 


이 영화 격하게 추천할만한 진실된 영화다. 수십 년의 진실된 삶은 기적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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