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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1. 2016

돈=실력?

비정상도 정상이 될 수 있다. 

최근 가장 핫한 인물은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직도 비선 실세라는 최순실이라는 사람은 잘 모른다.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그녀의 딸 정유라가 자신의 SNS의 남긴 말은 참 의미심장했다. 


"돈도 실력이야 부모를 원망해!"


대체 실력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돈은 힘이야라고 말했으면 머..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었다. 실력은 말 그대로 개개인이 노력해서 쌓아놓은 가치를 의미한다. 조부모나 부모의 백그라운드로 만들어진 그런 샛길로 간 것은 실력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이 법을 어겼다면 불법인 것이고 불법을 덮을 정도로 돈과 인맥으로 잘 덮어놓았다고 해도 실력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해 준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가 있을 때 부모를 원망할 수도 있다. 왜 내 부모는 저런 것을 못해줄까. 그런 하소연 혹은 푸념을 늘어놓을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들어가야 할 어떤 관문에서 실력이라 말하는 돈으로 다른 문을 만들었다면 그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 실력으로 포장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몸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이때 몸에 이로운 호르몬도 생산되지만 해로운 호르몬도 같이 생산이 된다. 그래서 몸에 좋지 않은 호르몬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음식 섭취라던가 운동이 필요한 법이다. 자본주의 사회 역시 그렇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사회가 원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기술의 발전과 경제가 성장해나간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부작용도 적지 않게 따른다. 자신이 노력한 것 이상으로 과실을 탐하려는 사람도 있고 소득의 불균형도 발생한다. 그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있는 것이고 시스템이 있다. 


세습 자본주의를 언급한 토마 피케티는 실력주의 시대가 가고 금권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기술한 바 있다. 지금의 추이로 보면 어느 정도는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금권주의라 만능은 아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자본주의나 국가도 필요 없고 시스템이 망가진 사회이다. 더 이상의 희망도 없고 발전 가능성도 없다. 기득권을 가진 그들이 원하는 금권주의도 없다. 더 이상 커진 과실이 없는데 무얼 가지고 돈을 벌겠는가. 


정유라가 당당하게 외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일명 흙수저들의 무관심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자. 주변에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나 사업으로 돈을 번 사람이 있다면 그 돈을 창피해하기는커녕 써준다면 고맙지 혹은 정당화될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더 많은 것 같다. 속으로 기득권을 욕하면서도 길거리 걷다가 건물을 보면 나도 건물 하나 사서 임대료나 받아서 살고 싶다는 사람이 수두룩 하다. 자영업자가 죽어나가던 말던 상생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것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돈은 힘이 될 수는 있어도 실력은 될 수 없다. 돈이 실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이면에는 한국사회에 뿌리 깊은 병폐가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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