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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보물찾기

서산의 간월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딘가에 숨어 있을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찾기가 어려운 보물에 사람들은 낭만을 가지고 있을까. 그래서 결혼을 하고서도 남편들은 돈을 어디에다가 숨겨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숨기고 나서도 어디에 넣어두었는지 몰라서 때론 보물 찾기를 하며 발견하는 순간 아르키메데스가 깨달았다고 말한 유레카를 외치기도 한다. 왕관에 섞인 금과 은의 비율을 어떻게 알아낼지 고심하던 중, 목욕할 때 욕조에 들어가자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비중의 개념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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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수도권은 교통수단 문제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신도시는 계속 확장되고 있지만 동맥에 해당하는 도로나 지하철 등의 교통수단의 확장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려는 이유는 바로 직장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한 일자리가 그곳에 몰려 있으니 사람들이 그곳에 몰려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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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북적거리지 않아서 좋은 충남 서산의 간월도에는 보물이 있다. 이 보물을 캐내면서 아낙들이 오랜 시간 살아왔다. 조개를 캐기도 하고 어리굴젓을 만들기 위해 굴을 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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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갯벌을 가는 경우는 체험할 때 빼고는 많지가 않다. 그렇지만 이 주변의 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물이 빠지면 갯벌로 나가서 보물 캐기를 반복한다. 사람이 보기에 전라도나 경기도나 충청도의 갯벌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바다생물들이 좋아하는 환경이 있기에 사는 생물들도 모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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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에서는 개불이나 바지락등이 많이 잡히며 전라남도의 경우 새꼬막이나 낙지, 칠게등이 많이 잡힌다. 그래서 서해안의 음식점은 해물칼국수가 많이 나오며 전남에 가면 낙지탕이나 꼬막무침등을 파는 곳이 많다. 물론 서산에도 박속낙지로 유명한 음식점이 여러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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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고 잊고 싶은 것이 있다. 기억할 아름다움이 사라져 버릴 때 아쉬운 순간이 있다. 갯벌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이 있다. 여기에다가 카메라를 두고 아주 천천히 촬영을 하면 생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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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갯벌을 캐면 갯벌의 속살이 드러나며 이 속에서 먹으며 살아가는 바지락을 볼 수 있다. 생명의 그물망 속에 다양한 생물들이 이 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이맘때 가면 좋은 푸른 하늘아래 살아가고 있다. 복잡 복잡한 지하철을 타고 매일을 오가는 수도권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보물 찾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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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람들은 어디서 캐야 할지 잘 몰라서 한 대야를 채우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지만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금방금방 채우고 다시 채우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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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물이 빠진 간월도로 가볼 수가 있다. 원래 이 부근은 모두 바다에 잠기는 지역이었지만 다른 지역은 육지로 변해 저곳이 특별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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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도 가로림만 같은 곳은 국가정원으로 추진이 되고 있지만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되면 어떨까란 생각이 든다. 여수, 고흥, 무안 갯벌은 문화재청이 2025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갯벌은 자연에서 가장 생산력이 높은 생태계의 하나이자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지구의 콩팥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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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날 바다 보물 찾기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삶을 영위하고 있는 분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해본다. 이번달 22일에는 지구의 날이었다. 서산 가로림만과 태안 근소만 해역이 '갯벌 식생 복원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바다 보물 찾기를 할 수 있는 미래는 우리가 지구에 투자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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