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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내량(見乃梁)

비가 내리는 날 찾아가 본 통영의 바다

바다를 가면 바람이 멈추는 것을 보기가 쉽지 않다. 바다는 항상 바람이 있고 물결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구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 가장 쉬운 방법은 바다를 가는 것이다. 수만 년, 수천 년, 수백 년 전에서부터 사람들은 바다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거제와 통영의 사이에는 좁은 해협이 있다. 거제도의 앞바다인 견내량은 고려 의종이 1170년 - 1173년까지 만 3년간 거제도로 유배되어 전하도(殿下渡)로 불리게 된 사연도 있다. 고려 의종은 나중에 이의민에게 허리를 꺾여 비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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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머물러 본 것은 처음이다. 통영의 끝자락이며 거제도가 코앞에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 앞바다는 견내량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견내량은 이순신으로 인해 더 유명세를 타게 된다. 이 좁은 바다에서 이순신은 학이 날개를 펼친다는 학익진을 선보였다. 영화 한산에서 학익진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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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마을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이곳이 바로 견내량이 자리하고 있다. 학익진(鶴翼陣)은 부채꼴 모양으로 적을 감싸는 진법의 하나로 동양과 서양, 옛날과 오늘날 모두 두루 쓰이는 전술의 하나다. 보통은 바다에서 사용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바다의 변동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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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센고쿠 시대를 거치며 널리 사용된 진법이어서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장수들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센고쿠 시대는 조선이라는 땅에 발을 내딛게 되는 변혁의 시대였다. 센고쿠 시대(戦国時代, 전국시대)는 일본에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후반까지 사회적, 정치적 변동이 계속된 내란의 시기다. 그 내란이 마무리가 되고 있는 시기인 1,592년에 조선을 침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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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해전은 7월 5일부터 7월 13일까지 견내량에서부터 한산도 앞바다 그리고 안골포 전투를 벌이는 시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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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1박 정도는 해봤으니 조금은 알게 되는 것 같다. 지금 경제의 주축이 되기도 한 조선업이 있게 만들어준 70년대 초반 조선소의 건설로 인구와 물동량이 늘어나자, 신 거제대교를 1999년도 4월 20일에 준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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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마을은 돌미역이 중요한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이기도 한 돌미역은 틀잇대 채취어업인데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 사이 좁은 해협인 견내량에서 어민들은 틀잇대라고 불리는 긴 장대를 물속에 넣어서 바위에 자생하는 미역을 감아올려 캐는 전통어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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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수백 년 전에 치열한 전쟁이 있었던 견내량은 햇볕 투과량이 많고 빠른 물살로 인해 수질이 깨끗해 미역이 자라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수심 바닥층 돌에서 자라는 미역으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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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의 바다, 한산의 바다, 노량의 바다를 모두 가보면 알겠지만 물의 흐름이 남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휘몰아쳤다가 다시 평온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때론 사람의 마음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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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다리를 건너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느끼는 것은 신발이 축축하다는 것이다. 어디까지 걸어가야 만족을 할 수가 있는 것인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날도 이렇게 걸어서 돌아다니는지 생각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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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빛나는 시절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의 균형을 이루는 때는 반드시 오지만 그 균형은 이내 깨져버리고 만다. 한국관광공사와 통영시는 관광산업의 디지털전환 및 맞춤형 스마트관광도시 조성하게 되는데 통영원픽, 아일랜드 570, 투나잇 통영등이 조성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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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내량에서 시작해서 섬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견내량으로 돌아왔다. 작은 항구도시이자 삼도수군통제영이 있었기에 조선의 기술이 집약된 되었던 도시 통영은 흩어진 섬 사이로 여객선과 유람선이 오가고 있다. 비 내리는 통영의 봄 바다는 음악이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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