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의 사과향기

억지 춘양을 생각나게 하는 춘양의 권진사댁

크지 않은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구석구석을 가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볼거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게 하는 것을 억지춘향이라고도 하는데 억지춘양이라고도 한다. 봉화에 이몽룡의 실제 인물이 살았다고 해서 그런 것일까. 봉화군에는 춘양이라는 지역이 있다. 외진 곳에 자리한 춘양은 지금은 접근성이 좋지만 옛날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춘양이라는 지역으로 시집을 가게 되면 한 번 시집가면 나오지 못했기에 억지춘양이라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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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다른 지역이 그렇듯이 봉화도 맛이 좋기로 유명한 사과가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봄이 되면 운곡천을 따라 좌우로 피어나는 싱그러운 사과꽃을 볼 수가 있다. 매혹적인 사과꽃이 피어고 봉화의 맑은 물을 마시고 자란 사과를 수확하기에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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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에는 목재로써 최고라고 불리고 있는 춘양목이 생산되는데 그 때문에 이 지역 사람들이 춘양목은 모두 이곳에서 난다고 우겨서 억지춘양이라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봉화는 안동과 가까운 곳이어서 선비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선비들의 숨결과 역사의 흔적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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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춘양시장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성암 권철연 선생이 살던 집인 권진사댁이 있다. 1880년경 건너마을인 운곡에서 이곳으로 정착하여 건립하였다고 한다. 만석봉을 뒤로 두고 동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9칸의 대문채를 들어서면 넓은 사랑마당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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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한옥스테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니 숙박을 하실 분들은 예약하고 이용이 가능하다. 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 본다. 청정 대표지역인 청송, 영양, 봉화, 영월 4개 군 13구간으로 나눠진 트레킹길 중에 9구간 봉화 춘양목 솔향길이 조성되어 있다. 외씨버선길 9구간 춘양목 솔향길은 봉화군 춘양면사무소에서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후문까지 17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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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탁 트여 있는 것이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여유와 넉넉함을 선사해 주는 곳이다. 조선시대 진사는 진사시에 합격한 대상자를 지칭하는데 이들은 성균관(成均館)에 입학할 수 있으며, 대과(大科: 文科)에 응시할 자격을 가지는데 보통 지방의 사족들은 진사만 하고 지역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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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1894년(고종 31) 갑오경장으로 과거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3년마다 실시되는 식년시(式年試)가 162회, 수시로 실시된 증광시(增廣試)가 67회로 모두 229회의 소과가 시행되었다. 권철연 선생이 1880년(고종 25)에 합격을 했으니 시험이 폐지되기 전의 막바지에 합격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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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이기도했던 권상경 씨에게 고 노무현 대통령이 표창한 것이 보인다. 조국의 자주독립운동에 헌신노력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바에 표창한 것이 2005년이다. 진사는 무직의 사류였지만 면역의 특전을 받고 때에 따라서는 참봉이나 교도 등의 관직에도 나아갈 수 있었고, 지방사회에서 여러 가지 기구를 조직해 영향력을 행사했기에 최소한의 자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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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면 경북에서 사과꽃 향기를 품었던 사과들이 출하되기 시작한다. 맛있기로 유명한 다양한 사과가 있는데 올해에는 봉화의 사과가 어떤지 만나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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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과일이 사과다. 다른 과일도 있지만 사과만큼 생각나는 과일은 많지가 않다. 선물을 하기에도 좋고 선물을 하는 마음도 좋다. 문득 올려다본 푸른 하늘처럼 맑고 달달한 맛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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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의 권진사댁을 돌아보고 다시 마당으로 걸어서 대문으로 나간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마당이 있었던 집에서 살았던 때에 사과나무를 심었던 기억이 난다. 제대로 자라지는 않았지만 사과가 몇 개쯤 매달린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스피노자의 말처럼 내일이 어떨게 될지는 몰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는 자라 사과를 먹을 수 있을 때가 온다. 그날은 분명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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