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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1. 2017

보라카이

여행은 할수록 는다. 

국내여행이던지 해외여행이 던지간에 여행은 하면 할수록 늘고 경험하는 것도 점점 더 많아진다. 그러나 여행을 해본 경험이 없으면 없을수록 돈을 잘 사용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 누가 보더라도 잘 갔다 온 여행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주로 자랑질(?)에 집중된다. 한국에서 비교적 가까운 여행지인 동남아에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게 가지만 동남아에 간 한국인들 중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신만의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비중은 적은 편이다. 


동남아 지역으로 여행을 가면 기존에 여행을 간 단체 한국인 여행객들로 인해 유무형적으로 얻는 피해(?)가 있다. 우선 한국인들은 돈을 잘 쓴다 혹은 여자를 찾는 남자들이 많다는 선입견이 그들에게 점점 고정관념처럼 기억되고 있다. 여행을 제대로 가보지 못한 사람은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러 간다. 한국보다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곳에 가서 자신이 마치 자산가가 된 양 돈 쓰는 재미에 잠깐 빠져 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쓰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잘 써야 한다. 


처음으로 가본 해외여행에서 우연하게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해 보라카이까지 갈 수 있었는데 음식이나 위스키 등의 제공이 이코노미와 차이가 있었다. 해산물 샐러드를 비롯하여 한국인들을 배려한 김치나 음료까지 제공되었는데 여행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감자와 다양한 요리가 들어간 이 메뉴도 꽤 입맛에 맞는다. 항상 해외에 나가면 입맛에 잘 맞지 않더라도 현지식을 먹는 편이다. 누구나 다 들고 간다는 라면이나 고추장 같은 것을 들고나가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살짝 날아갈 듯한 쌀로 만든 밥과 고기 그리고 야채가 들어간 기내식도 좋았다. 하나 남김없이 깨끗이 먹었는데 역시 여행은 먹는 맛이 최고인 듯하다. 

지금은 직항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 보라카이에 가기 위해서는 예전에는 마닐라를 잠깐 들렸다 가야 한다. 마닐라는 필리핀의 정치, 경제, 사회의 수도 역할을 하는 곳으로 그 속살을 조금 더 엿보고 싶었지만 여행 초심자이기도 하고 잠깐 머무르면서 제대로 못 본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닐라에는 말라카낭 궁과 산 아구스틴 교회 등의 역사적 유적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박물관과 도서관도 자리하고 있다. 

이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 의미 없이 필자나 같이 간 일행을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이고 풍광을 찍은 사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게다가 흔들린 사진이 어찌나 많은지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이 많지 않다.  

필리핀의 보라카이는 그 멋진 풍광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은 바로 저렴한 해산물이다. 상당히 저렴한 물가로 인해 한국에서 쉽지 못한 결정을 할 수 있다. 동남아 지역의 새우는 크기가 한국보다 대부분 큰 편이어서 두세 마리만 먹어도 요기가 된다. 

아직까지 여행을 많이 갔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행은 하면 할수록 늘고 보는 것이 더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같은 곳도 동일한 코스가 아닌 다른 코스로 가게 되며 새로운 속살을 발견한다. 필자가 14년 전에 여행을 갔었던 필리핀 보라카이를 다시 끄집어낸 이유는 그때 보았던 여행 초심자의 풋풋함을 발견하기보다 앞으로 여행이 더 즐거워지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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