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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8. 2017

붕타우 야시장

야시장 탐방기

붕타우의 야시장이면서 벼룩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붕타우의 프런트 비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이 야시장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시장이 아니라 붕타우 시민들에게 익숙한 곳이다. 즉 외국인을 찾아보기 힘든 공간이라는 의미다. 야시장은 찾은 그날 필자는 한국인을 비롯하여 베트남인을 제외한 외국인을 본 기억이 없다. 


한국에도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비롯하여 서문시장 야시장, 뉴욕 야시장, 수암 야시장 등이 대표적인 야시장으로 꼽힌다. 그 외에도 지역에 살지 않으면 잘 모르겠지만 지역 전통시장에서 야시장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야시장은 대부분 특색 없는 먹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그 먹거리를 운영하기 위해 청년창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청년 창업가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한계점이 너무 명확해 보인다. 


이 시장은 야시장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이 낮부터 열기 때문이기도 하다. Front Beach에서 Ba Cu거리를 조금만 올라가면 Tran Humg Dao길 부근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시민들이 이용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생선 비린내보다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나는 곳이다. 필자는 요리를 해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사라고 베트남 말로 권한다. 

조개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아니 숙박이 조리가 되는 곳이었다면 해서 먹을까라는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게 만든다. 

이건 가리비처럼 생긴 것 같은데 같은 맛인지 모르겠다. 생긴 것이 너무 매끈하고 이뻐서 그런지 먹을 수 있는 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이 갑각류는 꼭 다음에 가면 맛있게 먹어줄 생각이 있다. 저번에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저렇게 생긴 넘을 못 먹고 온 것이 한이 되었다. 

동남아에서 많이 잡히는 게다. 한국의 단조로운 색깔과 문양의 꽃게와 달리 동남아에서 잡히는 게들은 화려하면서 먹기 아까울 정도로 이쁘다. 

한쪽에서는 내일 시장을 준비하며 청소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저런 모습은 한국의 시장의 상인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듯하다. 

한국이나 일본의 굴을 먹어본 기억이 있는데 베트남의 굴은 먹어본 기억이 없다. 베트남의 굴은 한국 통영이나 천북에서 생산되는 것과 달리 조금 더 말끔해 보인다. 깔끔하여 보이지만 이곳에서도 굴을 불위에 구워먹는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베트남 시장 상인들은 영어를 하는 사람이 드물다. (벤탄시장 같은 곳을 제외하고)

역시 바다에서 잡히는 굴은 대부분 맛이 대동소이한 것 같다. 굴의 식감은 비슷비슷하지만 그 맛은 묘하게 다르다. 짠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굴 맛은 다르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같은 종류의 맛 속에 숨겨진 차이가 있다. 

도로에서 아무렇지 않게 좌판을 벌이고 장사를 하는 것 같지만 이곳은 상설 야시장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한국의 대부분의 야시장은 가서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색깔이나 차별점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억지로 만든다고 해서 그 시장의 특색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게들은 물이 없어도 상당히 오랜 기간 버틸 수 있는 종류의 게들이다. 한국처럼 집게 다리의 일부를 잘라놓는 것이 아니라 끈 같은 것으로 묶어 놓았다. 왜냐면 집게다리가 상당히 맛있는 부위이며 그 크기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밤이 저물어 가니 이곳저곳에서 정리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하게 된다. 


쏙 빼먹으면 맛있는 갯가재는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어서 동남아 등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크기는 다양한데 주로 얕은 바닷가에 살고 있다. 상당수의 종들이 구멍을 파고 그 속에 산다. 동남아에서는 20cm까지 자란 큰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의 물고기들은 상당히 크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물고기가 덩치가 커지는 모양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생선은 많지 않다. 

큼지막한 생선 한 마리 사가면 한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 나올 듯하다. 상당히 큰 생선도 한 마리에 5천 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거주하는 집과 생선을 파는 공간이 이어져 있다. 그래서 안에서는 아이들이 쉬는 모습이 적지 않게 눈에 뜨인다. 

겨울이면 여는 강원도의 산천어 축제에 가면 은박지에 싸서 고기를 굽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은 사시사철 이렇게 고기를 구워 팔고 있다. 한 마리에 1,500원 정도로 한 마리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 

주꾸미처럼 보이는 것도 옆에서 볶아지고 있는데 양념이 독특하면서 맛이 좋다. 

집 같으면서도 집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가옥인데 베트남은 대부분 이런 형태이다. 오픈된 공간처럼 보이는 뒤쪽으로 거주하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동그란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달려 있는 용안은 반투명한 과육으로 람부탄과 비슷한 맛이 나는데 2,000원에 적지 않은 양을 구입할 수 있다. 이날 구입한 용안으로 4명이서 만족하게 먹었다. 

이곳에서는 보통 우리가 아는 열대과일을 대부분을 만날 수 있다. 냄새가 조금 이상해서 먹기가 꺼려지지만 한 번 먹어보면 맛있는 두리안이나 붉은 털 같은 것이 나 있으며 달콤하고 씹히는 맛이 좋은 람부탄, 즙이 많고 새콤달콤한 망고스틴이나 망고, 파파야, 구암바, 타마린드까지 한 번 맛보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과일들이 넘쳐난다. 

이 갯가재들은 살아 있는 것도 있고 죽은 것도 있는 것 같은데 한 봉지에 4,000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 그 정도 양이면 배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3명이서 먹을 수 있다. 

붕타우 야시장의 밤은 이렇게 저물어 간다. 

사람들은 진짜 야시장과 여러 종류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큰 음식점을 야시장이라고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야시장은 그냥 시장이고 여러 종류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곳은 음식점이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곳 붕타우는 볼거리도 많고 둘러보기 괜찮은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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