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솔과 서해의 바다를 볼 수 있는 서천 솔바람 곰솔숲
직장인들이나 자신의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 자영업자들에게 연달아 쉴 수 있는 날이 있다는 것은 삶에서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보통 주말에 하루나 이틀이 더 이어지면 황금연휴라고 부르며 무엇을 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한다. 5월 첫 주의 황금연휴는 어린이들이 좋아할까. 부모들이 좋아할까. 최근 빠르게 흘러가는 영상으로 타인의 일상을 구경하는 브이로그 대신 누군가의 진솔한 경험과 감정을 담은 에세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모든 흐름은 결국 진정성이 있는 곳으로 가게 마련이다.
해외나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전국에 가볼 만한 곳은 정말 많다. 알지 못하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몰라서 가지 못할 뿐이다.
충청남도 서천군에 가면 130,000여 그루의 아름드리 곰솔(해송)이 자라고 있는 솔바람 골솦숲이 있다. 바닷가 모래를 보호하여 바다생물의 산란장 역할을 하며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 보호하는 방풍림의 역할도 하는 곳이다.
1989년 군장국가공단 조성계획에 따라 이곳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국가공단을 포기하고 이곳을 유지했다고 한다. 위쪽에 송림갯골 어울림센터에서 아래에 송림포구까지 걷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어두었다.
장항송림산림욕장까지 이어지는 길의 뒤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이 자리하고 있으니 당일 코스로 연결해서 가도 좋다.
곰솔숲과 산림욕장에는 지천에 맥문동이 자리하고 있다. 서천군에서 380만 그루를 심어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 최대 규모의 맥문동 꽃밭이다. 맥문동의 꽃말은 겸손, 인내, 기쁨의 연속이다.
아직은 맥문동이 피는 계절은 아니지만 소나무 사이로 나있는 산책로를 걸으면서 서해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일상에서 지친 심신을 달랠 수가 있다.
서천에서는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 서천군의 유명한 박대도 좋다. 햇빛, 걷기에 좋은 온도, 피톤치드, 바닷소리, 음이온등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걷다가 앉을 수 있는 벤치도 자리하고 있다.
걷다 보니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나오게 된다. 곳곳에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1954년 장항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이 2년생 곰솔(해송)을 심어 조성한 것이 70여 년이 흘러 서천군의 자산이 되었다.
동쪽 경주의 바다에 잠들어 있는 문무왕 재위 16년인 676년에 당나라와 신라는 전투를 벌이게 된다. 그곳이 지금 보이는 서천군 장항읍 앞바다로 보고 있다. 당나라가 매소성 전투 이듬해인 676년 평양의 안동도호부를 요녕지역으로 옮기면서 신라는 대동강 이남의 영토를 확보하고 7년간의 통일전쟁은 막이 내리게 된다.
여행은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같은 곳도 다르게 보인다. 홀로 가도 좋지만 누구와 가는 것도 중요한 것이 여행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현명하게 살아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호기심과 용기, 회복탄력성을 위한 쉼이 필요하다. 그렇게 보내면 연휴가 황금처럼 가치가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