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북도지사가 살았던 관사에서 만나는 문화의 향유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도시이며 여행을 가고 싶은 유명한 지역들은 문화와 예술이 있는 곳이다. 문화와 예술이 없는 척박한 곳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곳은 오랜 역사의 힘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로 올라가게 되면 삶의 방식을 넘어선 무언가를 추구하게 된다. 그런 여가의 시간들을 여행 등으로 보내기도 하지만 문화와 예술을 보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중부권의 공공기관장으로 머물렀던 근대문화유산으로 대전에 남아 있는 충남도지사관사와 청주에 남아 있는 충북도지사관사가 대표적이다. 2007년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충북문화관은 1939년에 건립된 충북도지사 관사로 2010년 7월 일반에 개방됐고, 2012년 9월 충북문화관으로 변신했다. 이곳의 이름은 숲 속갤러리다. 문화와 예술을 만나는 것은 내면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깊은 내면은 겉으로 만들어지는 형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숲 속갤러리라고 하는 것은 강하지만 격하지 않은 특유의 색감이 있다. 곳곳으로 걸어 다녀볼 수 있는 산책로가 있는데 대전에 자리한 테미오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 바로 충북문화관이다. 충북문화관은 문화의 집, 숲 속 갤러리, 야외공연장으로 이뤄져 있다.
전국에는 수많은 문화의 집이 있다. 20세기 들어서 한국에서 조성되고 운영되고 있는 문화의 집들은 더 세련되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품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충북문화관 문화의 집에는 충북을 대표하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을 살펴볼 수가 있도록 조성이 되어 있다.
충청북도는 바다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이며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이 있어서 청풍명월의 고장으로 불리었던 곳이다. 자연스럽게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며 타 지역의 문화를 적극 수용하였던 지리적인 여건을 가지고 있었던 곳이다.
지역별 작가로 충주의 권태응, 진천의 조명희, 음성의 염재만, 증평의 김득신, 괴산의 홍명희, 청주의 신동문, 청원의 신채호, 보은의 오장환, 옥천의 정지용, 영동의 권구현, 제천의 권섭, 단양의 우탁 등이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접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충북도지사관사로 사용되었던 충북문화관은 일식과 고전 서구 건축 양식을 적용한 양식주의 건축양식이다. 관사를 통해 주택 근대화를 추진하고 관리가 거주하는 관사가 모범주택의 모델이 된 것처럼 활용되었던 일제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공간이기도 하다.
충북문화관의 안쪽에는 북 카페 공간으로 만들어두었다. 북 카페에서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삶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어볼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문학에서 철학을 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학교를 들어가서 읽어본 소피의 세계라는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설에서는 소피라는 소녀의 관점으로 보는 세상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충북문화관의 외부의 다른 건물은 숲 속갤러러리라고 부르는데 충북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는데 8월 첫 주에는 제8회 이상인 개인전으로 추억 한 줌, 한 줌...이라는 제목의 전시전이 있어서 방문해 보았다. 이 전시전은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전시가 되었다.
작가는 어릴 적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났다고 한다. 아버지와의 행복한 순간을 추억해 그림으로 재현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게 하며, 또한 그림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추억의 순간을 분채와 아교 그리고 색채 사이의 상호관계를 이용해 채색화 기법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색채가 다양한 것이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아버지의 정원에 피어 있는 곱디고운 꽃들과 추억 속에 정원 이미지 속의 이야기들을 이미지로 그려내었다고 한다. 세계를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이기 마련이라고 한다.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나서 그런지 작가는 어떤 것을 바라보는 순간 미처 상상하지 못한 경이로운 세계가 있음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듯하다.
전시전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색명의 탄생과 그 신비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작가의 추억이 얼마나 다채롭고 풍성하게 남겨져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전시전의 제목이 추억 한 줌, 한 줌...이라고 했다 모양이다.
작가는 앞으로도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가장 한국적인 색채를 녹여서 한국문화를 우리 글자인 한글을 접목한 작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향성을 세워두었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야외에서 만나는 예술 한 모금도 좋다. 우리는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어릴 적의 행복했던 작가의 추억이 그렇게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했다.
어떤 것을 그리고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본질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인물화를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이다. 눈으로 보는 것이 바로 마음의 창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 모금의 물이 너무나 필요하게 느껴지는 여름의 더위에 예술 한 모금으로 자신의 마음도 적셔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