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의 정찰된 위성들 The Observers Are Obsed
작가란 어떤 존재일까. 남다른 세계관을 가졌으며 자신만의 재능을 통해 세계를 담는 사람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글로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을 보여주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조형적인 것을 통해 이미지를 전달해 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들 역시 모두 고립된 작업실에서 대기권 밖 정찰위성처럼 광할의 역영인 시대의 현상을 관찰한다. 그렇게 수집된 정보들은 바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이 도달하지 않으면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다.
청주시립미술관에서는 의미 있고 시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시전을 연중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미술 담론을 주제로 현대 사회를 거리감 있게 탐구하고, 예술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150여 점을
이 전시전은 정찰위성과 동시대 예술가들의 비슷한 점을 무언가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정보를 수집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 위를 돌아다니는 셀 수 없는 정찰위성의 목적이 다양하듯이 수집된 정보에서 도출된 결과들은 모두 다양하다.
사람의 모습이 흐릿한 모습은 초상화 같기도 하지만 조금은 독특한 느낌이다. 세계 각국 지폐에 삽화돤 역사적 인물, 가계도, 이주 여성의 초상 등이 작가의 작품에서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은정 작품에서 특이점을 보자면 다양한 연작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여성이라는 소재의 연결성은 생물학적 코드와 기법적으로 흐릿하게 표현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통 한국화 기법의 스며드는 부드러움과 흐릿한 것에서 드러나는 명확성에 몰두하고 있다. 안료가 스며들 때 생겨나는 선의 가변성은 대상의 부드러운 형태로 보이고 중첩된 덧칠을 통해 덩어리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필자도 전국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보면 전혀 쓰이지 않는 건물과 그 잔재들을 볼 때가 많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지 않기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기도 하다.
주변부로 밀려난 더미들과 사물들을 사생하고 다양한 장소에 거주하며 장소 특징적 풍경 및 현상에 주목하고 각각의 사물 및 장면 너머의 감각을 회화의 방식으로 천천히 재현했다고 한다.
"우리 주변의 모든 풍경은 그러한 부산물이 천천히 쌓여가는 풍경들" - 안경수
도시공학적인 측면으로 바라본다면 모든 새로운 건물과 파괴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과연 그 모든 에너지와 비용을 우리는 감당할 수 있는 것일까. 주변의 환경 자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보지 못했던 것도 다시 생각해보게끔 한다.
자연이 파괴된 도시환경 안에서 비존재적 자연의 잔영을 찾아, 잃어버린 시적 서정성과 미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예술의 본질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들은 그림에 텍스트, 드로잉, 영상, 사진, 설치등의 개념적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여러 곳의 미술관에서 보았던 작품들은 안효찬의 작품들이다. 인간 욕망의 폭력성, 자본주의 문명의 암울함 등을 그로테스크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연극적 풍경으로 구축하고 있다.
모든 것이 풍요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 선인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착취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깨끗한 도시와 풍요는 그만큼 더럽고 탐욕스러운 것을 아래로 숨기고 누군가에게 대한 착취는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
이들의 작품론과 삶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행사는 전시 기간 중 예정돼 있다. 자세한 일정은 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필자 역시 계속해서 브런치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변화를 담아두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순간에 마치 정찰위성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사회를 관찰하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문화, 이념을 글로 풀어서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청주 시립미술관의 1층의 안쪽에는 항상 미디어아트가 재현되고 있어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느낌이 든다.
1층의 열린 공간에서는 민성홍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상의 삶은 우리에게 다른 영역보다 우선하면서 동시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요소라고 한다. 남겨진 물건들은 개개인의 기억과 기능을 상실한 허물로서 여겨지지만 이러한 사물들을 수집해서 각각의 형태들을 변형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삶 속에 내적 갈등 역시 소중한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어떤 글이나 그림, 설치작품들을 통해 본인의 이야기의 완곡한 이해를 바라지도 누군가의 의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있었을지도 모를 어제, 단지 현재, 올지도 모르는 내일은 우리의 삶이겠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순간 속에 남겨질 뿐이다.
청주시립미술관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렬로 18번 길 50
정찰된 위성들 The Observers Are Observed
민성홍, 배종현, 안경수, 안효찬, 양승원, 이은정
2024.10.29. THU ~ 2025.1.26.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