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몸이 건강해지는 제천의 청풍호를 내려다보는 케이블카
사람의 마음이 똑같지 않듯이 자연의 풍경은 파란만장하다. 그런 파란만장한 풍경을 보고 있으면 사람의 마음이 왜 그리 생겼는지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하다. 빼어난 솜씨로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풍경을 그려낸 것을 보고 싶다면 한방의 도시 제천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백운산·박달재, 중부의 비봉산·매봉산·금수산, 남쪽의 월악산·만수봉·대미산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곳에 자리한 청풍호가 고요한 강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등장하는 장면 중에 한의학이 있다. 걸그룹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가 공연을 앞두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한의원을 찾아서 약처방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한약의 재료가 많이 나오는 곳이 바로 제천이다.
제천의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 마음만큼은 힐링하고 치료받는 시간을 가지고자 청풍호 케이블카에 오래간만에 몸을 실어보았다. 제천이라는 도시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으면서도 높낮이에 따라 건습의 변동이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해 약초들은 영양을 농축한다. 그래서 제천에서 한방과 관련된 엑스포가 열리는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아래에 펼쳐지는 풍광 속에 얼마나 많은 약초들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해진다. 약초들이 첨가가 된 청정 로컬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음식을 먹는 여행이 바로 가스트로 투어라고 한다.
제천은 조선 3대 약령시장 중 하나인 제천약초시장이 있는 곳으로 전국 약초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곳이기도 하다. 생태 치료에서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마음 치료이기도 하다. 물론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의 편안함도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간의 근심이 사라지는 듯하다.
한방과 천연물이 결합, 지속성장이 가능한 고부가가치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한 달간 열리게 된다. 제천의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면 뷰맛집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데 바로 이곳 비봉산만 한 곳도 없다.
케이블카 정상의 비봉산은 봉황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청풍호 중앙에 있는 해발 531m의 명산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는지 하트모양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날이 흐렸다가 맑았다가를 반복하지만 여전히 비봉산에 올라서서 보는 청풍호의 비경은 역시 마음에 쏙 든다. 발아래로는 낮아진 구릉이 청풍호를 향해 달려가서 드디어 산과 물이 하나 되는 그런 풍광을 만들어낸다.
이곳에 오니 달도 따다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것은 왜일까. 사람들은 이곳까지 올라온 것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는지 인증숏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다들 맛있는 제천음식을 먹고 올라왔는지 기력도 좋아 보인다.
제천의 한방이 한~방이 될지 혹은 한방을 찾아가서 몸이 조금 더 좋아질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 이곳을 오르면 마음이 너그러워질 수가 있다.
제천시는 충북을 상징하는 ‘청풍명월(淸風明月)’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과 조경을 설치해 ‘호수 위 다리 정원’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오면서 그 다리를 보기는 했는데 그곳에 무언가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이곳에서도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의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가 있었다. 엑스포의 주제전시관은 미디어아트와 실감영상을 통해 천연물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불리고 있다.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정도로 담수량이 상당한데 그 규모가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길이 464m, 저수량은 27억 5000만 t에 달하는 큰 호수다.
사람의 마음도 흐렸다 맑았다를 반복하지만 여전히 그 사람이라는 존재가 달라지는 것이 없듯이 청풍호의 풍광도 맑은 날도 흐린 날도 있지만 여전히 청풍호가 보여주는 장쾌한 시야는 여전하기만 하다.
이곳에 올라온 사람들의 약속으로 만들어진 캡슐도 이곳에 보관이 되어 있다. 이곳에 왔었던 기억은 희미해지겠지만 적어도 마음에 대한 한방치료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에 한 방은 없지만 한방치료 같은 순간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