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머물고 사는 공간

2025년 인구 감소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의 부여 123 사비 공예마을

전국 지자체가 청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기회를 주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그만큼 지역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생산가능인구가 중요한 것은 그만큼 사회에서 필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초지차단체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네트워크나 공간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인구감소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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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에서는 123 공예마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공간은 행정안전부 주최 '2025년 인구 감소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청년이 머물고, 관계로 이어지는 123 사비 공예마을' 사업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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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은 '123 사비 공예마을'을 통해 공예 창작 공간과 레지던스, 교육·전시·관광 프로그램을 결합해 청년의 창작 활동을 지역 정착과 일자리로 연계해 왔다. 청년 공예가 레지던스 운영, 전입 연계형 창작·창업 지원, 체류형 문화·관광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교류 인구에서 관계 인구, 정주 인구로 이어지는 단계별 인구 유입 구조를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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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공예로 특화된 12 사비 공예마을은 123년 사비백제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아름다운 도시 부여에서 찬란했던 백제의 문화예술을 이어가는 공예창작클러스터로 운영을 하고 있다. 마을 공방, 청년공예가, 지역주민의 역량 강화를 지원해 문화관광 인적 인프라를 강화하고,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체류 인구 증가와 지역 인재 일자리 및 수익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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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은 123 공예마을과 더불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청년정책 네트워크다. 올해는 제5기 청년정책네트워크로 모집 대상은 공고일 기준,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으로 ▲부여군에 주민등록을 두거나 ▲부여군 소재 학교에 재학·휴학·대학원 재학 중인 학생 ▲부여군 소재 직장 근무 또는 사업장 보유 청년 ▲부여군 소재 청년 단체 등에서 활동 중인 청년 등 조건 중 1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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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집이 된 청년 위원은 2월부터 활동하게 되는데 주요 활동은 청년정책에 관한 의견 수렴과 군정 참여, 청년정책 발굴 등으로 ▲전체 회의 및 분과 회의 참석 ▲자발적 활동 ▲청년정책 의견 제시 등을 수행하게 된다. 선정된 위원은 위촉일로부터 2년간 활동하며, 1회만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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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공예마을의 큰 성과는 민간 주체의 자립과 주체적 활동, 협력 등을 꼽을 수 있다. 공예마을 규암장터 운영, 공예주간, 지역 아동·청소년 문화교육 지원사업 등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123 사비 공예마을의 사례가 의미 있는 이유는, 청년을 ‘유치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을 함께 설계하는 주체로 보았다는 점이다. 공간을 만들어주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청년이 지역 안에서 역할을 갖고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다는 점이 인구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머무를 이유가 생기고,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관계가 다시 일을 만들 때 비로소 지역은 선택 가능한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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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 역량을 갖춘 청년공예가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한 것이 생활인구 증가에 기여를 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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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지역에 남지 않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미래를 그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단기 지원이나 이벤트성 프로그램만으로는 삶의 경로를 설계하기 어렵다. 123 사비 공예마을은 창작–교육–전시–관광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앞으로 무엇이 될 수 있는가’까지 이어지는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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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청년정책네트워크와 같은 참여 구조다. 정책을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라, 정책을 제안하고 수정하는 과정에 청년이 직접 참여할 때, 지역 정책은 현장성과 지속성을 갖게 된다. 이는 단순히 청년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지역 행정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실험에 가깝다. 부여의 사례는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해법이 반드시 대규모 개발이나 외부 유입에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지역이 가진 역사와 문화, 생활의 리듬 위에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얹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공예라는 매개는 그중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며, 핵심은 ‘어떤 삶을 가능하게 하느냐’에 있다.


앞으로 인구 정책은 숫자를 늘리는 경쟁이 아니라, 머무는 이유를 만드는 설계의 문제가 될 것이다. 그 점에서 123 사비 공예마을은 하나의 정답이라기보다, 다른 지역이 참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례에 가깝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지역은, 청년을 붙잡아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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