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 너머의 세부 — 막탄 뉴타운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도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 바로 세부에 있다. 세부의 막탄 뉴타운은 국내의 신도시와 그 모습이 다를 것이 없다. 물론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세부 막탄을 떠올리면 보통 리조트와 바다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막탄 섬 한쪽에는 전혀 다른 표정을 가진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막탄 뉴타운이다.
이곳은 휴양지의 느슨한 시간과는 조금 다르게 계획된 도로와 정돈된 건물, 상업시설과 레지던스가 함께 들어선 복합도시형 개발지구다. 필리핀에서 ‘뉴타운(Newtown)’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주거단지가 아니라 업무·거주·상업·관광을 동시에 담으려는 신도시 모델을 의미한다.
리조트가 머무는 장소라면 뉴타운은 살고 움직이고 일하는 공간에 가깝다. 낮의 막탄 뉴타운을 걸어보면 관광객보다는 장기 체류자, 어학연수생, 현지 직장인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특히 한국에서 온 어학연수생이 눈에 뜨인다.
낮에 막탄 뉴타운을 가보면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친 사람들, 헬스장과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 이곳은 여행지가 아니라 세부가 만들어가고 있는 또 하나의 생활권처럼 보인다.
막탄 뉴타운은 거대한 관광 명소라기보다는, 세부라는 도시가 앞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조용히 드러내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곳을 걷는 일은 새로운 볼거리를 찾는 여행이라기보다, 변화의 방향을 잠시 관찰하는 경험에 더 가깝다.
세부는 오래전부터 필리핀의 대표 관광지였지만 관광 중심 경제만으로는 도시가 성장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이어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런 마스터플랜형 개발지구다. 공항과 가까운 입지와 외국인 체류 수요 증가, IT·BPO 산업 확장, 장기 거주형 관광 트렌드 변화를 통해 막탄 뉴타운은 휴양지의 연장이 아니라 글로벌 생활 거점으로의 실험에 가깝다.
밤의 막탄 뉴타운은 리조트와는 다른 도시의 온도를 보여준다. 해가 지면 이곳의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리조트의 밤이 ‘고요한 휴식’이라면 막탄 뉴타운의 밤은 ‘작게 살아 움직이는 도시’에 가깝다. 조명이 켜진 광장 주변으로 식당과 카페가 열리고 가볍게 산책하는 사람들과 늦은 식사를 하는 가족들도 보인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관광지에서 느끼기 어려운 생활의 리듬이 드러나는 시간이다. 여행자가 바라보는 밤이라기보다 누군가에게는 하루가 끝나는 평범한 저녁처럼 보인다.
리조트처럼 완전히 쉬는 공간도 아니고, 전통적인 필리핀의 거리처럼 활기차게 흘러가는 곳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디쯤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도시”를 걷는 기분이 든다.
막탄 뉴타운이 보여주는 세부의 또 다른 방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세부는 여전히 바다로 기억되는 도시다. 하지만 막탄 뉴타운을 걸어보면, 이곳이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사람이 정착하고 시간을 쌓아가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를 느끼게 된다. 리조트가 ‘머무는 세부’를 보여준다면 뉴타운은 ‘살아가는 세부’를 보여준다.
이곳에는 세부 막탄 뉴타운을 오가는 버스가 서는 터미널이 자리하고 있다.
낮에는 계획된 미래가 보이고 밤에는 이미 시작된 일상이 보인다. 여행자에게 이 공간이 흥미로운 이유는 막탄 뉴타운은 꼭 들러야 하는 명소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부라는 도시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한 번쯤 걸어볼 만한 공간이다. 바다만 보고 돌아가기에는 이 도시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탄 뉴타운을 돌아보고 다시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세부가 왜 여전히 매력적인지 알 것 같다.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지만, 그 변화가 기존의 풍경을 완전히 지워버리지는 않는다. 바다는 여전히 가까이에 있고, 휴양지의 시간도 여전히 흐르고 있다. 다만 그 옆에서 또 다른 시간이 함께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