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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영 Oct 25. 2019

휴식 같은 일, 로망일 뿐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묵상독서/이찬영


휴식이란 그저 긴장을 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자는 '휴식'은 내가 내 시간의 주인이 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차분하게 자아를 되돌아보며 뭐는 해도 되며, 무엇은 하면 안 되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시간을 말한다. 21쪽

휴직 상태에서 빈둥빈둥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이를 온전한 휴식 상태라 말할 수 없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해도 시간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순간순간 몰입의 충족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를 심각한 격무 상태라 말할 수 없다.  


이런 개념으로 본다면 휴식을 일과 분리하여 생각하려는 시도는 휴식(쉼)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할 것이다. 

일로부터 해방되어 겨우 얻은 달콤한 바캉스의 기대는 준비와 비용에 대한 스트레스, 현지의 식생활, 무리한 일정에 따른 육체적 피로로 오염되기 십상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쳐둔 채 몰입하는 과도한 취미 생활은 마음 한 켠에 더 큰 압박을 쌓아만 간다. 

결국 휴식은 일로부터 분리된 시간을 얼마나 누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휴식을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다. 

마치 이탈리아 티롤 남부 지방 산촌 농민들이 일과 여가 시간을 어떻게 이해하냐는 심리학자의 질문에 젖소의 젖을 짜고, 밭의 잡초를 뽑아 주고, 틈나는 대로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것에 무슨 일과 여가 시간의 차이가 있냐며 놀란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46쪽 


시간 부족이라는 느낌은 시간과는 별 관계가 없으며,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갖느냐에 달린 것이다.
슈테판 클라인 <시간>


정말 그렇다. 

무슨 일을 맡길라치면 뻔히 놀면서도 죽는 상을 하며 바쁘다고 손사래 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해내는 일이 장난이 아닌데도 스트레스는커녕 늘 얼굴에 느긋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시간이 있다/없다, 바쁘다/한가하다, 업무 스트레스가 크다/작다'라는 문제는 계량할 수 없고, 기준을 설정할 수 없는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다. 

그렇다면 시간 압박 문제의 해답은 '이탈리아 티롤 남부 지방 산촌 농민들'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은 일과 개인생활의 구분 없이 혼연의 일체감 속에서 자신의 주권 아래 매 순간 그것에 온전히 집중하며 그것의 즐거움을 제대로 맛보는 사람들의 전형이다.  


중요한 것은 하루의 리듬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느낌을 가져야만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만 한다.
슈테판 클라인 <시간>


자신의 시간을 다스릴 수 있는 지배권을 갖는 것이야말로 시간의 함정을 탈출하여 진정한 생산성을 낳는 열쇠임을 아는 상사는 따르는 자들에게 '휴식 같은 격무'라는 절묘한 리더십 예술을 발휘한다.

그런 상사 밑에 있는 부하직원들은 자신의 경력에 날개를 단다.   

그렇다면 이런 리더십이라곤 개뿔도 없는 리더 밑에서 내 시간이 내 시간이 아닌 직원에게 지옥 탈출은 때려치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인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게 상책이다. 

환경은 여전할지라도, 

악마 같은 선임 밑에 내 시간이 결코 내 것이 아닐지라도, 

점심 메뉴도 내 의지대로 고를 수 없다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해야 할 일을 리스트업 하고,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들을 하루 시간에 배치해 보는 것, 

힘써 행한 일을 기록하고, 

계획과 실행의 간극을 피드백하며 내일의 계획과 실행에 다시 적용하는 것, 

이렇게 조금씩 자라며 성취의 기쁨을 누리는 것, 

마침내 선임의 수준을 돌파하는 것, 

그것이 내게 주어진 하루를 보다 현명하고 기쁘게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미생의 삶이 계속 나를 속일지라도 말이다. 


***************************************

<묵상독서 221차>

위 글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울리히 슈나벨/가나출판사)를 읽고, 『묵상 글쓰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위의 글은 책의 내용을 참조하여 쓴 글이므로 책의 내용과 논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책 추천 지수는 '4.0점' 입니다. (5점 만점, 평균 2.5점))

#아무것도하지않는시간의힘 #시간관리 #휴식 #여가 #업무능력 #이찬영 #묵상 #묵상독서 #홀로서기공부 #어른의홀로서기


1장 우리는 왜 날마다 바쁜가


write by 기록과미래연구소, 이찬영

어른의 홀로서기(신간), 기록형 인간, 플래너라면 스케투처럼 저자

셀프리더십(시간관리, 자기계발, 역량강화, 직무교육), 디지로그(워라밸, 스마트워크), 독서법, 글쓰기(책쓰기)

어른의홀로서기(후반전전략, 평생학습)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 zanrong.com

디지털을 이기는 생산성 동반자, 스케투 다이어리(scheto.com)

신간 소개 : 어른의 홀로서기 http://bitly.kr/TpIIn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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