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
이 책은 소비자에게 상품/서비스를 판매하거나 사회생활을 잘하고 인간관계를 넓히는 데 도움 되는 소통의 법칙들을 알려준다.
다만 지금은 절판된 상태여서 다른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브런치에 기록해볼 예정이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 법칙들 중에서 <상호성의 법칙>을 얘기해보려 한다.
상호성의 법칙이란, 상대방으로부터 먼저 호의를 받았을 때 상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기 쉽다는 내용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호의를 베풀면 필요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원시의 자급자족 사회에서 교역사회로 변화했다. 이 변화는 다양한 체계들을 발전시켰고 오늘날 성숙된 사회에 이르렀다.
그만큼 상호성의 법칙은 인간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정신이자 중요한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실험 사례로 심리학자 리건의 연구이다. 두 가지 조건의 상황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다.
피실험자들은 두 명씩 두방에 나뉘어 그림을 감상하고 평가하도록 요청받았고 리건의 조교 피터가 피실험자인 듯 가장하고 실험에 참가하였다.
A방에는 실험 중간 휴식시간에 피터가 콜라 두병을 들고 가 다른 피실험자에게 건넨다. ‘옆방에 콜라가 있길래 네 것도 가져왔어’라는 말과 함께. B방에는 피터가 빈손으로 돌아갔다.
평가 작업이 끝나고 실험 종료 전에 피터가 피실험자들에게 ‘기숙사에서 자선모금을 위해 행운권을 팔고 있는데 가장 많이 판 사람에게 50달러를 준대. 행운권이 25센트인데 하나 사주지 않겠니?’ 부탁을 했다.
놀랍지 않게도 작은 호의를 받았던 사람들이 행운권을 구매할 확률이 2배나 높았다.
‘일보후퇴 이보전진‘ 전략이다.
내가 당신의 요청에 따라 행동할 확률을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은 당신이 나에게 ‘엄청나게 무리한 부탁을 먼저 하는 것’ 이다. 나는 그 부탁을 거절할 것이고 그때 당신은 처음보다는 작은 그렇지만 원래 당신이 원했던 부탁을 한다.
당신이 크게 양보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면 나는 상호성의 법칙의 함정에 빠져 두 번째 요청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상황을 좌우한 것은 양보했다는 인상을 주는 데 있다.
‘일보후퇴 이보전진’ 전략은 ‘상대방이 양보하면 나도 양보해야 한다’는 의식이 뿌리가 된다.
상대방이 양보하면 상호성의 법칙에 따라 우리는 보답이라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 불유쾌한 느낌을 없애 기 위해 우리도 양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상호 절충‘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전략이 상대에게 승낙을 받아낼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상대가 합의된 최종 결과에 대해 더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당연히 만족감도 높다. 성공적으로 설득해 무리한 요구를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의 호의를 무턱대고 거절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사회적 행동이 아니다. 그저 남의 호의에 감사하고 지금 빚을 언젠가 갚을 때가 있을 거라고 마음의 준비를 하면 된다.
또 계산된 양보라면 그것을 인지하고 상호성 법칙의 의무감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결정에 따라 정중하게 원하는 행동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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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많은 설득의 법칙들을 기록해나가기에 앞서, 독자들이 이러한 법칙들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역시 누군가의 대상이 됨으로 이를 인지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그랬듯이.